디즈니는 어떤 전략을 이용해 성장하고 또 어떤 문제를 안고 있을까. 벤처 투자자인 매튜 볼(Matthew Ball)의 설명을 보면 일단 디즈니는 2015∼2019년까지 5년간 영화 분야에서 최공의 수익을 기록했다. 전 세계 흥행 수입 순위에서도 작품 다수를 넣었다. 흥행 수입에서 보면 과거 2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한 5개 작품 중 3개, 2009∼2019년 기간 중에는 1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한 36개 작품 중 23개가 디즈니표였다.
2019년 전 세계 흥행 수입 랭킹에선 어벤저스 엔드 게임과 라이온킹, 캡틴 마블, 토이스토리4, 알라딘 등 5개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또 스타워즈 스카이워커의 새벽, 겨울왕국2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매튜 볼은 스파이더맨 파프롬홈도 디즈니 작품인 만큼 최대로 보면 10개 중 8개 작품이 디즈니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디즈니는 픽사와 마블 엔터테인먼트, 21세기폭스 등을 3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으로 인수했다. 디즈니에 인수된 기업은 디즈니 산하로 들어간 뒤 경쟁업체 이익을 크게 상회했다. 한때 루카스필름을 팔지 않겠다던 조지 루카스 역시 디즈니 산하에 들어간 마블 엔터테인먼트의 성공을 보고 루카스필름을 디즈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루카스는 업체에 입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매각을 주위에 공표하지 않았다.
디즈니의 성공은 타사가 모방할 수 없는 경영 전략과 막대한 수익을 기반으로 인수에 의해 지원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디즈니의 성공을 이해하려면 브랜드 가치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 자산에 근거한 사업은 뛰어난 영업력을 갖는다. 사람들은 작품에 대한 팬 수가 반드시 비용이 많이 드는 건 아니다. 낮은 비용에 대한 팬의 사랑으로 인한 이익의 크기 때문에 디즈니 같은 기업은 막대한 혜탤을 누릴 수 있다. 디즈니에 의한 영화 작품 수익은 지난 몇 년간 증가했지만 상품 판매 등 영업이익은 더 높기 때문에 브랜드 자산을 활용한 비즈니스의 깊이를 알 수 있다.
IP의 가치는 희소가치가 있는 한정 상품을 등장시킬 때 더 효과를 발휘한다. 영화 티켓이나 TV 시청자에 제한은 없다. 예를 들어 겨울왕국에 등장하는 엘사의 한정 드레스를 발매하면 팬은 빠짐없이 구입한다. 작품에 대한 팬이 많다는 건 실질적 가격 설정 능력을 올려줄 수 있다.
마블 엔터테인먼트는 2008년부터 10년간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5년 이전에는 연간 1∼2개 작품 밖에 내놓지 않았고 미국 내에서 평균 2억 9,100만 달러 가량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2016년 이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MCU로 연간 2∼3개 작품을 발표하고 작품당 4억 5,000만 달러 수익을 냈다. 2016년 이후 발표한 영화 11편 중 2015년 이전 평균보다 적은 수익을 낸 건 2개 작품 뿐이었다.
MCU 수익이 높아진 건 초기 작품에 의해 구축한 신용으로 인한 팬 증가, 가디언즈오브갤럭시나 블랙팬더 등 유명하지 않았던 캐릭터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기획을 시작한 덕이다.
한편 2019년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디즈니 리조트에 등장한 스타워즈 테마파크 관련 수익은 신통치 않았다. 수요를 과대 평가하고 너무 높은 입장료, 명소 부족이 이유다. 스타워즈 관련 상품 매출은 2015년 스타워즈 포스의 각성 공개 이후 크게 감소했다. 다시 말해 디즈니는 2020년 이후 등장할 예정인 어벤저스 캠퍼스 건축을 먼저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매튜 볼은 영화나 음악, 책 판매량은 국민 투표와 같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2016년 DC코믹스는 배트맨과 슈퍼맨,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각각 1억 6,600만 달러, 1억 3,400만 달러를 판매했다. 하지만 2년 뒤 저스티스리그에선 DC코믹스 캐릭터로 인기가 높던 배트맨과 슈퍼맨, 원더우먼이 나왔음에도 9,300만 달러에 머물렀다. 또 넷플릭스의 마블 더 디펜더즈 시리즈는 시즌이 너무 길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건 팬의 기대에 항상 도전하고 변화해야 하는 일이다. 좋은 의미에서 팬의 기대를 배신하는 건 전작과 동일하거나 더 큰 감동을 줘야 한다. 팬을 기다리게 하거나 공개에 시간이 걸릴수록 수익은 불안정해질 수 있다.
매튜 볼은 디즈니의 영화 수익은 2020년 이후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MCU의 기둥인 인기 캐릭터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캡틴 아메리가 역할을 맡은 크리스 에반스가 계약을 종료하고 마이티 솔의 차기작 공개가 2021년 11월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원래 MCU의 급속한 성장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미래에는 적당한 수준에서 정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MCU의 수익이 개선된 이유였던 지명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캐릭터를 이용한 IP 침체도 이유로 들 수 있다. MCU는 2008년부터 시작한 인피니티 1∼3단계가 끝나고 2020년부터 4단계에 돌입한다. 첫 번째인 블랙 위도우는 실드 에이전트로 아이언맨2에 등장한 블랙 위도우를 주인공으로 한 것이지만 원작 만화에선 이렇게 인기가 있는 건 아니었고 사실상 미지의 IP일 수 있다.
인기 시리즈인 스타워즈도 2015년 공개된 포스의 각성, 2017년 공개한 마지막 제다이에 이어 완결편인 스카이워커의 새벽이 나온 뒤 2022년 이후 라이언 존슨 감독이 주도하는 신작이 공개될 때까지는 TV 시리즈만 전개하는 만큼 팬의 대폭적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
또 픽사는 2019년 이후 몇 년간 토이스토리나 인크레더블 같은 기존 IP 속편이 아니라 오리지널을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디즈니가 새로운 IP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선 좋지만 새로운 IP는 곧바로 상용화되는 건 아니다. 테마파크의 매력을 구축하고 제품 판매 확대를 하는 데에는 연 단위 시간이 걸린다.
기존 IP로 인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디즈니가 만회 요소로 스핀오프 작품 제작을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가디언즈오브갤럭시는 기발한 장르 작품으로 마블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하지만 2020년 공개하는 이터널즈가 같은 수준 성공을 재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또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 플러스(Disney +)는 스타워즈와 마블, 픽사의 스핀오프 시리즈를 제공할 예정이며 스타워즈 TV 시리즈는 워킹데드나 왕좌의 게임 수준으로 히트를 할 가능성도 있다.
디즈니 플러스는 단순한 SVOD 서비스가 아니라 디즈니 팬이 원하는 수요를 정확하게 알기 위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인기가 있는 건 어떤 캐릭터인지 얼마나 자주 콘텐츠를 보는지 여부를 파악해 콘텐츠를 적절하게 공급할 뿐 아니라 개별 팬 수요에 대한 공급을 더 최적화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디즈니 플러스는 어떻게 디즈니라는 기업을 성장시키고 팬과의 관계를 키우는지에 있다. 디즈니가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예산을 소요하는 영화를 출시하지 않아도 캐릭터별 인지도와 인기를 높일 수도 있다. 디즈니가 SVOD 전략을 추진하는 건 소비자가 디즈니 플러스를 보기 위해 돈을 지출하거나 외출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 전략을 통해 디즈니의 IP 가치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또 디즈니는 이미 영화 시장에서의 성장이 성숙했다는 점을 파악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필요로 하고 있기도 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