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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대신…탄소나노튜브 이용한 프로세서

최근에는 기존 실리콘을 이용한 트랜지스터를 대신해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고성능 트랜지스터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MIT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트랜지스터와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문구(Hello World)를 표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컴퓨터 등에 탑재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기반인 전자회로, 트랜지스터는 작은 반도체 소자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트랜지스터 수가 2년마다 2배가 된다는 무어의 법칙이 지난 몇 년 사이 한계를 맞이하면서 실리콘을 대체할 새로운 트랜지스터 소재로 탄소나노튜브가 주목받고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높은 전기 전도성을 갖췄고 CNFET(Carbon nanotube field-effect transistor)는 실리콘 트랜지스터와 견줘 에너지 효율 10배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트랜지스터에는 과제도 많아 좀처럼 실용화에 견딜 만한 마이크로프로세서 구축은 실현하지 못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탄소나노튜브 트랜지스터를 구축하는 데 있어 3가지 과제가 존재한다. 첫째는 탄소나노튜브를 웨이퍼에 놓으면 양이 고르지 않고 과도하게 퇴적한 부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둘째는 탄소나노튜브는 반도체형과 금속형 2가지 종류로 나뉘어진다는 것. 셋째는 트랜지스터의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만드는 게 어렵다는 것이다. MIT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해결책을 고안했다.

탄소나노튜브로 만든 트랜지스터를 만들 때 실리콘 웨이퍼 상에 탄소나노튜브를 태우기 위해 탄소나노튜브 용액에 담긴 걸 전체에 퍼뜨린다. 이 때 탄소나노튜브 대부분은 웨이퍼에 균일하게 되지만 때론 1,000개 이상 대규모 트랜지스터 제조를 방해하게 된다.

연구팀은 개별 탄소나노튜브끼리 결합보다 웨이퍼와 접촉하는 탄소나노튜브가 반데르발스 힘(van der Waals force)으로 결합하는 힘이 더 강하다는 점에 착안해 탄소나노튜브와 웨이퍼 접착을 촉진하는 약제로 전 처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탄소나노튜브끼리 과하게 굳어진 부분만을 내뿜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또 탄소나노튜브를 제조할 때 반도체형 탄소나노튜브 대부분에 섞여 소량 금속형 탄소나노튜브 혼합물로 생산한다. 트랜지스터에 사용하는 탄소나노튜브는 반도체 특성이 필요하지만 금속형 탄소나노튜브가 섞여 버리면 트랜지스터 성능이 저하되거나 동작이 멈춰버린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반도체형 탄소나노튜브 순도를 99.999999%까지 높일 필요가 있지만 현재 기술로는 9.99% 정도 순도가 한계다.

연구팀은 반도체형 탄소나노튜브 순도를 높이는 게 아니라 금속형 탄소나노튜브 존재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솔루션을 개발했다. 순도가 중요한 이유는 프로세서 논리 회로에 잡신호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금속형 탄소나노튜브에 의한 잡신호 영향을 받기 쉬운 논리 회로를 식별하고 이를 피하는 조합으로 프로세서를 구축해 금속형 탄소나노튜브 혼입 문제를 해결했다.

또 탄소나노튜브 층에 산화 금속을 부착해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구축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이렇게 연구팀은 기존과 같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트랜지스터를 만들어 RV16X-NANO라고 명명한 16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 구축에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마이크로프로세서에는 탄소나노튜브로 만든 트랜지스터 1만 4,000개를 사용했고 RISC-V 명령어 세트를 실행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구팀은 고전적인 문구(Hello World)를 표시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메시지(Hello, World! I am RV16XNano, made from CNTs)를 표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고성능 에너지 효율이 좋은 컴퓨터에 유망할 새로운 나노 기술로 만든 가장 진보한 칩이라면서 실리콘에는 한계가 있으며 탄소나노튜브가 이런 실리콘의 한계를 넘어설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