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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초를 죽이고 있는 것들

전 세계 바다에서 산호 백화 현상이 나타나는 건 주로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올라간 탓이라고 생각되어 왔다. 하지만 이보다 더 절실한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바로 인간이 배출하거나 배설한 물건이라고 한다.

학술지 해물생물학(Marine Biology)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플라스틱 쓰레기 뿐 아니라 하수도와 농업용 비료 유출, 토양 유출 등을 통해 바다로 방류되는 질소량이 너무 증가해 산호의 백화 현상이 발생했다고 한다.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1984년부터 2014년까지 30년간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산호초를 관찰하고 이 변화를 세밀하게 데이터화했다. 해수에 포함된 질소와 인 등 영양소량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의 바로미터이기도 한 해초의 양, 해수의 온도를 측정했다. 또 위성사진으로 산호초를 둘러싼 지형을 조사하고 하천이 어떻게 바다에 유입되고 있는지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이 산호초에 살아있는 산호가 전체 중 33%였던 30년 전에 비해 2008년에는 6% 이하로 줄어 산호 백화현상이 진행되어 점차 줄어드는 현실이 부각됐다. 1988년까지만 해도 물고기떼가 산호숲을 헤엄쳐 다니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산호가 줄어든 원인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발견이 있었다. 해수 온도 상승보다 바다의 영양소 오염 쪽이 산호의 백화현상이나 약화에 영향을 더 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측정을 진행한 30년 사이 산호 백화현상이 현저하게 진행된 사례는 3번 관찰됐다. 모두 바다 영양소 오염이 심해진 직후에 일어났다고 한다.

1985∼1987년까지, 1996∼1999년까지 막대한 산호 백화현상은 모두 플로리다 국립공원에서 폭우를 기록한 직후에 나타났다. 하천과 습지에서 대량 빗물과 함께 하수, 농업용 비료, 토양 등이 바다에 유출되면서 산호초 주변에서 해수 염분 농도가 저하됐고 영양소 과다가 되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영양소 오염 중에서도 산호에 악영향을 미친 건 질소로 보여진다. 질소는 원래 생물의 영위에 필수적인 중요한 영양소다. 바다새 배설물이 산호초를 건강하게 한다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 산호초에선 반대로 산호를 약화시켜버린 것이다.

문제는 양이었다. 질소가 너무 많으면 산호는 질식해버릴 수 있다. 해수 내 질소량이 크게 증가하면 질소와 인 비율이 흐트러진다. 인기 부족해지면 조류는 광합성을 잘 할 수 없게 되고 산호는 대사 작용에 스트레스를 받아 갈충 조류를 방출해버려 백화 현상에 이른다.

문제는 기후 변화 영향으로 앞으로 더 집중 호우 빈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17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 영향으로 앞으로 빗물 유출이 19%나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구 온난화가 해수를 서서히 따뜻하게 만드는 동시에 홍수가 하수나 농약 등을 바다로 옮겨가면 산호초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산호초를 보호하기 위해 카리브해에 위치한 네덜란드령 보네르섬에선 하수처리장을 만들어 지난 2011년 만들어 산호초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한다. 플로리다에도 새로운 하수 처리장 설치를 발표한 만큼 앞으로 수질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