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둘레는 4만km 가량이다. 그런데 길이 8,850km 그러니까 지구 둘레 20% 정도 길이에 이르는 해초군이 대서양에서 발생했다.
멕시코만에서 아프리카 연안에 걸쳐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대형 해조류 보유군이 퍼지고 있는 것. 비정상적인 크기인 대번식은 해양 생물과 해안 지역에 위협이 될 뿐 아니라 발견한 연구자들은 이 상태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대서양 GASB(Great Atlantic Sargassum Belt)는 대형 해조류 확산으론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한다. 이 거대한 해조류 벨트의 정체는 광합성을 하는 갈조류다. 사우스플로리다대학 해양과학 연구팀은 현저한 대번식이 일어난 원인은 인위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 2가지 이유 때문이라면서 이렇게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대량 발생은 앞으로 일반화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지구관측위성인 모디스(MODIS)가 지난 2000년부터 2018년에 걸쳐 모은 위성 측정 결과를 조사했다. 관측 첫 10년은 해조류 덩어리가 제각각 대서양에 흩어져 있었다. 하지만 2011년 이후 해조류는 매년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서식지로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에도 나타나게 된다. 초대형 GASB가 형성된 건 2015년으로 2018년에도 다시 관측됐다.
길이가 8,850km에 이르는 해조류 벨트는 2018년 중반 서부 아프리카에서 멕시코에 걸쳐 관측됐는데 이 거대한 덩어리의 무게는 추정 2,000만 톤에 달한다. 보통 해조류는 거북이나 게, 어류 등 해양 생물의 서식 환경을 만들어주고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너무 많아지면 악영향이 생긴다. 해조류 번식과 함께 해양 생물은 이동이나 호흡이 어려워져 질식해버릴 수도 있다. 더구나 해조류가 죽으면 바다 바닥에 침몰해 생태학적으로도 중요한 산호와 해초를 없애버릴 수 있다.
GASB의 발생은 해변에도 골칫거리다. 수많은 해수욕객이 썩어가는 해조류를 발견하고 썩은 달걀처럼 황화수소 가스를 내 냄새가 난다. 지난해에는 대서양 열대 지대와 카리브해, 멕시코만, 플로리다 동해안이 GASB로부터 위협을 받았다. 이 같은 대형 해조류 발생으로 바베이도스의 경우 국가의 귀중한 관광 산업이 위협받으면서 국가 비상 사태를 선언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대량 발생이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건 바다의 성질이 변화되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이 비정상적인 성장은 자연적 또 인위적 2가지 요인에 의한 것이다. 자연적 요인은 아프리카 해안 용승에 의해 바다 바닥에서 영양이 해조류가 자라는 바다로 옮겨진 것이다. 인위적 요인은 아마존 강에 봄여름에 영양 그러니까 삼림 벌채와 화학비료 과다 사용에 의해 과잉 상태가 되면서 바다로 유입됐다는 것이다.
물론 연구팀은 부영양화에 대한 증거는 한정적인 데이터와 환경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만큼 이런 가설을 검증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쨌든 지난 20년간 데이터를 근거로 하면 이 벨트가 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은 높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팀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브라질 국내에서의 화학비료 소비패턴과 아마존 삼림벌채율을 분석, 모두 9년 전에 시작된 대형 해조류 성장 추세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대형 해조류 번식 예측 모델을 개발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어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연구를 할 계획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