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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뇽 점액은 이상적인 의료용 소재?

도롱뇽은 상처를 입으면 피부 임파선에서 하얀 점액을 분비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점액이 상처를 막고 치유를 촉진하는 좋은 의료용 연고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술 후 효과적으로 안전하게 상처를 막는 건 중요하다. 상처 대부분은 봉합이나 의료용 스테이플러를 이용해 막지만 이런 기계적 접근은 조직 손상이나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를 대체하려면 무봉합 대체 기술이 필요하지만 강하면서도 끈끈한 바이오 소재이면서 저비용으로 생산하기 쉬워야 한다. 지금도 의료용 접착제는 있지만 이와는 거리가 있고 유독성과 탄성 부족, 손상 부위에 과도한 열이 오르는 것 같은 한계가 있다.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중국장수도롱뇽(Andrias davidianus)의 피부 분비물이 상처 치유를 위한 의료용 접착제 생산에 이용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이 연구에는 하버드의학대학원, 충칭의과대학 부속 아동병원, 사천대학 등 여러 기관 연구자가 참여했다. 이에 따르면 수많은 테스트를 통해 이 접착제는 돼지와 쥐 상처를 효과적으로 막고 치유를 촉진하는 효력을 증명했다고 한다.

중국장수도롱뇽은 성장하면 몸길이 1.8m, 체중은 64kg 이상인 세계에서 가장 큰 양서류다. 기원은 2억 년 전 쥐라기 초기여서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 과정 덕에 이 거대한 양서류는 독특한 치유법을 갖추게 됐다. 긁힌 자국이나 다른 부상을 견딜 수 있도록 치유 과정을 돕는 하얀 점액을 피부 임파선에서 분비하는 것.

중국인은 이미 1600년 전부터 이런 피부 분비물을 화상 등 부상에 이용해왔다고 한다. 지난 2015년 연구에 따르면 이 점액은 조직 재생과 면역 방어 반응을 일으키는 화합물 특성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새로운 의료용 접착제를 SSAD(skin secretion of Andrias davidianus) 그러니까 중국장수도롱뇽 피부 분비물이라고 명명했다. 이 생체 접착제를 만들려면 도롱뇽 피부를 자극해 분비물을 직접 수집한 다음 동결 건조해 분말 형태를 만든다. 그런 다음 생리 식염수를 추가해 젤 물질로 만드는 것. 연구팀에 따르면 도롱뇽 점액에 이물질은 아무 것도 추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채취한 점액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도롱뇽에서 점액을 수집, 동결 건조한 분말을 생성하고 접착력이 있는 생물학적 젤을 만들어 저장하는 과정을 거친 SSAD는 앞서 밝혔듯 돼지나 쥐 대상 실험에선 좋은 효과를 보였다. 접착력은 다른 의료용 접착제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널리 쓰이는 의료용 접착제보다 성능이 뛰어났다는 것이다. 젤을 이용하면 출혈을 피부 절개 30초 이내에 막는 데 성공했으며 상처 치유를 돕고 거의 흉터도 남지 않았다.

연구팀은 현재 연구에서 나타났듯 SSAD는 저비용, 친환경 생산, 치유 촉진 능력 같은 생체 적합성을 갖춘 무봉합 접착제로 유망하며 실용적 선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SAD가 현재 쓰이는 수술용 접착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민감한 내장 기관이나 조직 상처를 치유하는 데 쓰이게 될 지도 모른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이 의료용 접착제가 외과 의사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다면 도롱뇽도 대량으로 필요해진다. 논문에 따르면 중국에는 현재 2,000만 마리 이상 중국장수도롱뇽이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도롱뇽은 대부분 식용과 의료용으로 양식되고 있다. 연구팀은 도롱뇽을 죽일 필요 없이 점액을 채취하기 위해 피부를 자극하면 환경 친화적으로 접착제를 장기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참고로 양식 개체수는 많지만 중국장수도롱뇽은 야생의 경우 멸종 위기종으로 평가된다. 채굴과 나무 벌채 등 인간 활동이 서식지를 빼앗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