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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은 인간처럼 말을 했을까?

네안데르탈인은 지금부터 40만년 전에 출현해 수만 년 전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은 짝짓기를 하고 동굴 벽화를 그릴 수 있었지만 네안데르탈인은 단어를 말할 수 있었을까.

인간에게 말은 중요한 도구다. 정보를 개체간 혹은 집단간에 말해 전하며 이를 통해 기술과 문화를 크게 발전시킬 수 있었다. 고고학자 사이에선 현대 인간에 가까운 네안데르탈인이 말을 할 수 있었냐는 점이 19세기부터 종종 논쟁의 대상이 됐다고 한다. 너무 많은 학자들이 네안데르탈인의 언어를 포함한 언어의 기원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고 싶어해 심지어 1866년 파리언어학협회가 언어의 기원에 관한 토론을 금지할 정도였다고 한다.

보스턴대학 고고학자인 안나 골드필드는 적어도 동물이 말을 하려면 이에 맞는 해부학적 기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해부학적 관점 연구를 통해 네안데르탈인이 어떤 음성을 말할 수 있었는지 고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을 포함한 여러 척추동물은 목에 인대와 근육으로 이뤄진 성대가 존재한다. 인간도 성대로 발성한다. 인간이 목소리를 내려고 입을 열면 폐에서 목으로 공기가 가서 성대에 도달한다. 성대가 진동하면 공기도 일정 주파수로 진동하고 진동하는 공기가 단번에 입으로 나오면 음성이 된다.

원숭이도 소리의 통로인 목소리를 위한 성대를 갖고 있지만 원숭이는 성도 그러니까 성대에서 입술 또는 콧구멍에 이르는 통로에 후두낭이라는 기관이 존재한다. 후두낭은 기관지가 크게 확장한 기관으로 울음소리를 더 크게 하거나 목 근육을 지원하는 목적이 있을 수 있지만 연구자도 명확한 역할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 후두낭이 존재하는 탓에 수많은 유인원은 인간이 하는 말처럼 명료한 주파수를 가진 소리를 낼 수 없는 것이다.

과연 네안데르탈인이 후두낭을 갖고 있었는지 여부는 연조직이 현대까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골드필드는 성도와 관련한 목뿔뼈가 U자형 뼈라는 점에 주목했다.

목뿔뼈는 인체의 다른 뼈와 연결되어 있지 않지만 목 인대와 근육을 고정하고 설근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며 음식을 삼키거나 이야기를 할 때 중요한 뼈다. 목뿔뼈는 작고 연약하기 때문에 후세까지 화석으로 남아있을 수 없지만 다행스럽게도 네안데르탈인의 경우 케바라1(Kebara 1)이라고 명명한 개체 화석에서 완벽한 목뿔뼈가 남아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해부학자인 산드라 마르텔리(Sandra Martelli)는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네안데르탈인의 성도를 복원하려고 시도했다.

그는 목뿔뼈를 포함한 인간의 머리를 CT 검사한 뒤 이를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에 맵핑해 케바라1의 목뿔뼈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네안데르탈인의 목뿔뼈는 현대인보다 조금 앞쪽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명됐다. 다른 유인원처럼 후두낭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걸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는 네안데르탈인의 목은 인간보다 훨씬 더 크다면서 소리가 반향하는 공간이 넓은 네안데르탈인은 현대인만큼 명료하게 모음을 발음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골드필드는 결론적으로 인간과 마찬가지로 말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 말이 현대인에게는 생소한 것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