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너무 지나치면 기력을 모두 소진(burnt out)할 만큼 극심해질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소진, 좌절감이나 허탈감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인정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남호주보건의학연구소 SAHMRI(South Australian Health and Medical Research Institute) 연구원인 마이클 머스커(Michael Musker)가 소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나 경향, 업종별 대책에 대해 정리해 눈길을 끈다.
번아웃의 주요 상태는 감정 상실과 에너지 고갈, 피로, 직장에서 마음이 멀어져 버린 일에 대해 부정적 혹은 냉소적 감정을 갖게 되거나 노동 효율 저하 등을 들 수 있다. 머스커는 365일 이메일이나 스마트폰, PC를 접하는 요즘 업무 환경은 일과 사생활 전환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직장 내 스트레스가 번아웃을 초래하기 때문에 고용주는 WHO에도 인정된 새로운 노동 업무상 문제로 번아웃을 받아들여 만성적인 업무 스트레스에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머스커는 자신이 번아웃됐는지 여부를 따질 때에는 4가지 자문이 유효하다고 말한다. 첫째는 최근 친한 사람에게 자신의 일을 덜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는지? 둘째는 최근 몇 달간 직장 동료나 클라이언트에게 화를 내거나 분노한 적이 있는지? 셋째는 일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 또는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학 죄책감을 기억하고 있는지? 마지막은 최근 갑자기 울거나 화를 내거나 긴장하는 등 감정적 기분이 들기 쉬워졌는지다.
이런 질문 중 하나라도 예라고 답한다면 그 사람은 번아웃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 자신이 번아웃되어 버릴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직장 상사나 전문가 등과 상담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람은 다양한 정서적, 신체적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용량을 초과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신체가 대응하지 못하고 번아웃 같은 상태에 빠져버릴 수 있다. 번아웃에 처한 사람은 피로감을 기억하고 일에 무관심해지거나 동료나 고객과의 상호작용도 엉성해질 수 있다. 또 경력에 대한 열정도 잃는다. 일에 대해 냉소적이 되면 효율도 떨어지기 때문에 직장이나 고용주에게도 좋은 일은 아니다. 번아웃 자체가 정신 장애는 아니지만 가끔 알코올이나 우울증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번아웃되기 쉬운 업종은 사람과 관계 있는 일이 많다고 한다. 교사나 간병인, 매장 직원 등도 포함된다. 또 경찰과 구급대원, 간호사, 의사 같은 직업은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번아웃되기 쉽다. 미국 내 1만 5,000명 이상 의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연구에서 의사 중 44%가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한다. 또 프랑스에서 응급 의료 부문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34%가 번아웃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변호사 역시 번아웃되기 쉬운 직업으로 알려져 있다. 런던 유명 법률 사무소에 근무하는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무려 73%가 번아웃 상태이며 이 중 58%는 일과 생활의 균형에 문제가 있다고 응답했다. 물론 이런 전문 직종에 한정하지 않고 어떤 직업이라도 만성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게 계속되면 번아웃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고용주는 직원에 대한 복리후생을 충실하게 하고 과로레 몰리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직원이 나오지 않게 배려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또 노동자 자신도 직장과 개인간 전환을 배우고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 범위를 관리하고 여가를 즐기는 등 업무 스트레스에서 탄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건 어떤 직업이든 일이 자신의 인생을 비참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 일을 그만 두거나 다른 일에 눈을 돌려보면 의외로 좋은 선택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