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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훨씬 거대한 우주 중력 유역 일부?

5만 6,000개에 달하는 은하 움직임을 분석해 우주 지도를 만드는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은하수 은하가 속해있다고 여겨졌던 초은하단이 그보다 최대 10배 더 큰 우주 대규모 구조인 중력 유역(Basin of Attraction: BOA) 일부에 불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밝혀졌다.

지구는 화성과 수성 등과 함께 태양계를 돌고 있으며 태양계는 은하수 은하에 위치해 있다. 또 은하수 은하와 이웃한 안드로메다 은하는 국부 은하군이라는 그룹에 속해 있으며 이 국부 은하군은 더 나아가 라니아케아 초은하단에 포함되어 있다고 여겨져 왔다. 무한한 하늘을 의미하는 하와이어에서 이름 지어진 라니아케아 초은하단은 은하 10만개를 보유한 직경 1억 6,000만 파섹 그러니까 5억 2,000만 광년에 달하는 광대한 영역에 걸쳐있지만 지난 9월 27일 학술지 네이처(Nature Astronomy)에 게재된 논문에서는 이보다 최대 10배 크기를 가진 중력 유역(BOA) 일부일 가능성이 제시됐다.

BOA는 우주 팽창이 없다면 한 점으로 수축하는 영역으로 정의되는 지역을 말한다. BOA에 대해 하와이 대학 천문학자인 리처드 브렌트 털리는 우주는 거대한 그물망 같은 것으로 은하는 펼쳐진 필라멘트를 따라 중력에 이끌려 만들어진 마디에 모여 있으며 마치 물이 유역을 흐르듯 은하도 우주 중력 유역을 흐르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런 거대한 우주 유역이 발견된다면 우주 구조에 대한 이해가 근본적으로 뒤집힐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하와이 대학, 예루살렘 대학, 파리-사클레 대학 연구팀은 5만 6,000개 이상 은하에 대한 상대적인 움직임을 분석해 은하수 은하를 둘러싼 우주 지도를 작성했다.

지금까지 은하수 은하는 라니아케아 초은하단 그러니까 라니아케아 BOA와 관련이 있다고 여겨졌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최대 10배 넓이를 가진 BOA인 샤플리 초은하단 일부일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지어졌다.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라니아케아 초은하단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며 은하수 은하는 샤플리 초은하단 변방에 있는 존재에 불과하다는 걸 의미한다고 연구자는 밝히고 있다.

샤플리 초은하단은 이번에 처음 발견된 건 아니지만 이전에는 은하수 은하와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연구자는 은하수 은하가 샤플리 초은하단에 속해 있을 가능성을 60%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은 원거리 은하 속도를 측정할 때의 오차나, 관측이 불가능하면서도 넓은 우주 영역에 거대한 중력 효과를 미치는 암흑물질 존재에 기인한다고 한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우주 최대 구조 지도를 작성하는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우주 저편으로 눈을 돌릴수록 우리가 사는 초은하단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연결이 깊고 광대하다는 게 보이는 건 놀랄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더 큰 구조 일부일 가능성을 발견하는 걸 생각하면 흥분된다며 지금까지 발견된 건 아직 단서에 불과하며 우리가 사는 초은하단 크기를 확인하려면 더 많은 관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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