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대부분은 지하 5km에서 40km 깊이에서 채굴된다. 하지만 얕은 토양에서 쉽게 발견되는 것도 있고 훨씬 더 깊은 지층에서만 채굴할 수 있는 것도 있다. 가장 깊은 위치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보석에 대한 연구를 정리한 글이 눈길을 끈다.
지구 깊은 곳에서 형성되는 보석으로는 다이아몬드가 잘 알려져 있다. 다이아몬드는 자연적으로 형성되려면 탄소 원자가 극도의 고온·고압 상태에 놓여야 하며 이와 같은 높은 압력이 발생하는 지구 깊은 곳에서 생성되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와 같은 보석 중에는 내부에 액체나 다른 광물과 같은 포함물을 지닌 게 있다. 이런 포함물은 보석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다이아몬드가 지구 깊은 곳에서 형성된다는 특성 덕분에 이 포함물을 연구해 지구 내부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다이아몬드와 더불어 가장 깊은 곳에서 발견된 보석으로는 페리도트가 언급된다. 페리도트는 함유된 철분 작용으로 녹색을 띠는 보석으로 지하 410km까지 뻗어 있는 상부 맨틀 대부분을 차지하는 감람석이라는 광물이 결정화된 것이다.
하지만 미국 보석연구소(GIA의 과학자가 2016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페리도트 지하 410km보다 더 깊은 660km 지하에서 형성된 다이아몬드 증거가 제시됐다. 더 나아가 2021년에는 GIA에서 지하 750km에서 형성된 다이아몬드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남아프리카 레소토에 있는 광산에서 채굴된 다이아몬드의 경우 기존에는 지하 깊은 곳 조사를 위해 중요한 요소로 간주된 석회암질 광물인 페리도트가 중시됐지만 이 다이아몬드에서는 깊이 360~750km에 있는 금속 포함물이 검출되어 페리도트와 마찬가지로 지하 깊은 곳 정보를 알려주는 다이아몬드로 연구자는 평가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현재 지표에서 발견되는 다이아몬드 일부는 35억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하 깊은 곳에서 형성된 다이아몬드는 휘발성이 높은 킴벌라이트를 포함한 특수한 마그마가 분출하는 힘에 의해 암석에서 뽑혀 나오고 수 시간에서 수개월에 걸쳐 지표로 이동한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 광물학자 리 그로트는 다이아몬드와 페리도트 중 어느 것이 더 깊은지 판단하기 어려웠지만 일련의 연구로 논쟁은 거의 종결됐다며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깊은 곳에서 형성되고 지표로 운반된 다이아몬드는 아름다움과 산업적 활용성 외에도 그 안에 포함된 과학적 데이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애리조나 대학 실험 암석학자 아난야 말릭 역시 다이아몬드는 연구자가 지구 내부 구조와 그곳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유일한 정보원이라며 보석을 연구해 초기 지구는 현재처럼 지각 변동이 활발하지 않았다는 게 밝혀졌다고 밝혔다. 다른 분석에서는 탄소 흔적이 밝혀져 탄소 순환이 지구 내부 깊숙한 곳까지 이어진다는 걸 보여줬다면서 또 다이아몬드 내부에서 새로운 종류 광물이 발견된 경우도 있으며 다이아몬드는 그 자체로 아름다움 때문에 가치가 있지만 그에 더해 과학적 중요성까지 더해져 그 가치가 더 높아지고 있다며 다이아몬드의 귀중함을 강조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