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어디에 붙느냐에 따라 다르며 위나 장 주변에 지방이 붙는 내장지방형 비만인 사람은 피하지방형 비만인 사람보다 생활습관병 발병 위험이 높다는 게 알려져 있다. 체중이 같아도 운동량이 다른 사람 복부 지방을 비교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정기적인 운동을 꾸준히 계속한 사람은 체중 감량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지방 분포 방식과 지방 조직 질이 더 건강해진다는 게 밝혀졌다.
미국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2024년 9월 10일 학술지(Nature Metabolism)에 발표한 연구에서 최소 2년, 평균 11년 동안 주 4회 이상 운동한 비만 성인 16명을 모아 복부 피하지방 샘플을 채취했다. 연구팀은 또 운동한 사람과 성별, 체중, 체지방량이 같으면서 운동 습관이 없는 사람도 16명 모아 같은 방식으로 샘플을 채취했다.
모두 비만인 32명으로부터 수집한 샘플을 분석한 결과 운동하는 사람 지방 조직에는 혈관, 미토콘드리아, 건강에 유익한 단백질이 많은 반면 대사를 저해하는 콜라겐과 염증을 유발하는 세포는 적다는 걸 알게 됐다. 이에 비해 운동하지 않는 사람 지방 조직에서는 이런 특징이 보이지 않았다. 이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운동 효과는 단순히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뿐만이 아니라며 나이가 들면 많은 사람이 체중이 증가하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정기적으로 운동하면 지방 조직이 변화해 더 건강하게 체지방을 저장할 수 있다는 걸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점 중 하나는 샘플을 채취한 위치가 배 피부 바로 아래에 있는 지방 조직이라는 점. 피하지방이 증가한다는 게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운동 덕분에 효율적으로 피하지방이 쌓이게 되면 내장 주변이나 내장 자체와 같은 건강에 악영향이 큰 부분에 지방이 쌓일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이전에 3개월 트레이닝이 지방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연구도 진행했지만 최소 2년 동안 운동한 사람 데이터를 수집한 이번 연구에서는 지방 조직이 건강하게 변화하는 경향이 이전 연구보다 더 뚜렷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체중이 증가하더라도 그 여분 지방은 간이나 심장과 같은 장기나 장기 주변 지방 조직에 축적되는 게 아니라 피부 아래 부분에 더 건강하게 축적된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에서는 내장 등에 불건강한 지방이 쌓여 발생하는 질병으로 운동 부족이나 이상지질혈증에 따른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이른바 지방간이 특히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이런 형태로 간에 여분 지방이 쌓이면 간경화나 암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 연구팀은 앞으로 운동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 사이에 지방 조직 기능이 다른지, 샘플을 제공한 사람 건강에 어떤 영향이 미치고 있는지 등에 대해 더 깊이 조사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