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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론 전환점? “몇 년 안에 새로운 물리학 마주할 수도”

지금까지 관측 오차로 치부되어 왔던 우주에 관한 이론과 실제 관측 기록 사이 불일치가 제임스웹우주망원경 같은 최신 관측 기술로 인해 오차가 아니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오랫동안 전 세계 천문학자 사이에서 논쟁이 되어온 이 모순에 대한 전모가 드러나면서 인류가 기존 우주관을 재고해야 할 시기가 목전에 다가왔다고 전문가는 주장하고 있다.

현행 우주론 중 가장 유력한 표준 모델인 ΛCDM 모델에 따르면 우주는 암흑 에너지 68.3%, 암흑 물질 26.8%, 그리고 일반 원자 4.9%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빅뱅 잔광이라고도 불리는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복사(CMB) 상세한 관측 데이터에서 도출된 매우 정확한 결과다.

ΛCDM 모델은 대규모 우주 구조나 지구 주변 은하 분포 등 관측 결과와 잘 일치하며 우주가 탄생한 뒤 몇 분 동안 생성된 헬륨과 중수소량이나 CMB가 시사하는 초기 우주 모습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어 일치 모델(콘코던스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모델과 모순되는 관측 결과가 보고되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되어 온 이론 타당성이 흔들리는 상황이 됐다.

논쟁 중심에 있는 건 우주 팽창 속도를 나타내는 허블 상수다. 이론적으로는 허블 상수 값이 67.4km/s/Mpc지만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우주의 등대라고 불리는 세페이드 변광성까지의 거리를 측정해 계산하면 값이 73km/s/Mpc가 된다. 이 오차는 8%로 작지만 통계적으로는 무시할 수 없는 차이다.

학자 사이에서 텐션이라고 불리는 이 모순된 결과는 지금까지 세페이드 빛과 다른 별 빛이 합쳐져서 관측 결과에 오차가 생겼을 수도 있다고 설명되어 왔다.

하지만 목표 천체와 그 외 빛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 관측을 통해 허블 우주 망원경 관측 결과가 틀리지 않았다는 게 확인됐다.

이렇게 갑자기 재燃된 허블 텐션이라 불리는 논의의 결말은 아직 알 수 없다. 천문학자는 현재 적색 거성 가지 선단성(TRGB)과 J영역 점근 거성 가지성(JAGB)이라 불리는 두 종류 별 빛을 단서로 정확한 허블 상수를 도출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그룹은 두 별 값이 우주론 모델에서 예측되는 값에 매우 가깝다고 보고하는 반면 다른 그룹은 관측 결과에는 여전히 모순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 결론이 나지 않았다.

전문가에 따르면 다행히도 빠르면 2025년 중 허블 텐션에 대한 답이 얻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보다 더 먼 천체를 관측한 데이터를 사용하는 등 정밀도를 향상시키거나 중력파로 알려진 시공간 잔물결을 측정해 더 정확한 허블 상수를 밝혀낼 수 있다고 한다.

만일 우주론 모델을 재검토해야 한다면 그를 위한 이론적 아이디어는 세세한 것까지 합치면 수백 개는 있기 때문에 논의 주제는 풍부하다.

유력한 후보 중 하나는 암흑 에너지로 예를 들어 2024년에는 암흑 에너지가 시간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더 나아가 우주 초기나 후기 팽창을 가속화하기 위해 더 많은 암흑 에너지를 모델에 추가할 가능성도 있고 우주 대규모 스케일에서의 중력 행동에 수정을 가하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일 수 있다.

또 일부에서는 우주 등방성 그러니까 어느 방향을 관측해도 균질하고 우주에는 다른 곳과 다른 특수한 장소가 없다는 현행 모델 전제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이나 일반 상대성 이론 재고를 제안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앞으로 표준 모델 정확성이 다시 한번 증명될 것인지 아니면 1990년대 우주 가속 팽창 발견에 견줄만한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우주론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런 아이디어 대부분은 결국 이론가 마음속에 있는 진품 박물관에 넣어질 운명이지만 그때까지는 새로운 물리학이 싹틀 수 있는 토양이 된다. 앞으로 몇 년 내에 제임스웹우주망원경, 암흑 에너지 분광장치, 칠레에 건설 중인 베라 루빈 천문대, 유럽 우주 기구가 발사한 유클리드 우주 망원경 등에서 전해질 강력한 데이터가 갖춰지면 천문학자가 오랫동안 찾아왔던 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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