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체 몸에는 병원체, 바이러스, 기생충, 암세포 등 몸에 해를 끼치는 걸 감지하고 반응하는 면역 체계가 갖춰져 있다.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 연구소 연구팀은 인간 면역 세포가 신체 어디에 얼마나 존재하는지, 총 무게는 얼마나 되는지 계산한 결과를 발표했다.
인간 면역력은 후천 면역계라고 불리는 면역계 하위 시스템을 통해 면역적 기억을 획득해 항체를 얻는 등 강력하고 복잡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면역 세포에 대한 실험은 주로 쥐를 대상으로 이뤄지며 이를 분석해 인간 면역계에서도 동일한 반응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면역 시스템 전체를 추정하려는 연구는 제한된 범위에서만 이뤄졌다.
연구팀이 2023년 10월 미국 과학 아카데미 회보(PNAS)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인간 면역 세포 분포를 특징짓고 총수와 총무게를 제시했다.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인 인간 면역 시스템은 1.8조 개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평균 성인 남성의 경우 무게는 1.2kg에 달한다고 한다. 보도에선 이 1.2kg 무게를 파인애플 1개 또는 햄스터 6마리에 비유했다.
면역 세포 종류를 보면 림프구가 면역 세포 총수 40%, 면역 세포 전체 질량 15%를 차지하며 백혈구 일종인 호중구도 비슷한 비율을 차지한다. 질량 비율이 가장 큰 건 아메바처럼 움직이는 백혈구 일종인 대식세포로 대식세포는 면역 세포 수 10%를 차지하지만 크기가 크기 때문에 세포 전체 질량 50%를 차지한다.
연구팀은 인간 면역 시스템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사한 연구는 많지만 보다 심층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다양한 면역 세포의 분포와 질량을 종합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얻은 면역 세포량, 분포, 무게에 대한 지식은 면역 시스템의 통합적인 정량적 관점을 제공하고 연구 모델 개발을 촉진할 것이라며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성인 남성 추정 결과를 바탕으로 주로 체형을 고려해 성인 여성과 어린이 면역 세포 수를 계산했다. 체중 73kg인 20대 남성이 1.8조 개, 1.2kg 면역 세포를 갖고 있다면 동일 연령 체중 60kg 성인 여성은 면역 세포 수가 1.5조 개, 무게는 1kg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10세 어린이의 경우 면역 세포 수는 1조 개, 무게는 600g 정도로 추정된다. 다만 여성은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겪기 쉽고 어린이 면역 시스템은 성장 단계에서 변화하기 때문에 단순한 추정치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
소화관에 가장 많은 면역 세포가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대부분 면역 세포가 소화관이 아닌 림프계와 골수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 신체 내에서 어떤 장기에 가장 많은 면역 세포가 축적되어 있는지 세포 종류와 무게에 대한 정보는 건강 및 질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발견과 분석이 필요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