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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간은 나이가 들면 키가 줄어들까

오랜만에 떨어져 사는 나이 든 부모님을 만나면서 예전보다 키가 작아진 것 같다고 느낀 적이 있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자신이 자랐기 때문만은 아니며 실제로 인간은 나이를 먹으면서 점차 키가 줄어든다고 한다. 도대체 왜 인간은 나이를 먹으면 키가 줄어들까.

나이가 들면서 키가 줄어드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결국 누구에게나 나이가 들수록 키가 작아지는 건 변함이 없다.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나이 든 어르신은 원래 지금의 키였던 게 아니라 젊었을 때는 더 큰 키를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가 17세에서 94세까지 남녀 2,084명을 35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사람은 대략 30세 무렵부터 키가 줄어들기 시작한다는 게 밝혀졌다. 연구에 따르면 30세에서 70세 사이에 남성은 최대 키에서 평균 3cm, 여성은 평균 5cm 정도 키가 줄어들었다. 더 나아가 80세가 되면 남성은 평균 5cm, 여성은 평균 8cm 정도 키가 작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이가 들면서 키가 줄어드는 이유는 몸을 구성하는 뼈, 연골, 근육이라는 3가지 요소 노화가 결합된 결과다. 이 중에서 특히 키가 줄어드는 주된 원인은 뼈에 있다.

인간의 뼈는 임신 8주 차쯤부터 형성되기 시작해 20대 중반까지 계속 자란다. 뼈를 구성하는 주요 물질은 단백질인 콜라겐 섬유와 미네랄 성분인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수산화인회석)다.

뼈는 더 많은 근육량을 지탱해야 할 때 밀도가 높아지고 더 강한 뼈가 형성된다. 근육이 성장하면 콜라겐 섬유가 생성되고 이 섬유가 늘어남에 따라 국소적인 혈류가 증가해 뼈 성장이 촉진된다. 하지만 뼈 성장은 25~30세 즈음에 멈추고 40~50세쯤 되면 몸이 새로운 뼈를 만드는 속도보다 기존 뼈가 분해되는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뼈의 양이 점차 감소하기 시작한다.

노화를 연구하는 하버드 대학교의 마리안 해넌 교수는 뼈는 서로 연결된 매트릭스 같은 구조다. 뼈의 양이 감소하면 뼈의 다리 같은 구조가 약해지고 작은 부하가 미세 골절을 일으켜 작은 뼈의 다리가 파괴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작은 뼈 손상이 축적되면 골다공증을 유발해 뼈가 얇아지고 약해져서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골다공증에 걸리면 척추, 고관절, 팔 등에서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며 이는 키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해넌 교수는 척추를 구성하는 척추뼈 7~8곳이 골절된 환자 키가 20cm나 줄어든 사례를 목격한 적이 있다고 말한다.

나쁜 자세도 키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구부정한 자세나 급격히 앞으로 굽은 척추는 상부 척추가 둥글게 굳어버리면서 키가 몇 센티미터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연골인 추간판이 손상되거나 나이가 들면서 마모되는 경우에도 키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근육 또한 나이가 들면서 키가 줄어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령자에게서 발생하는 근육 감소증은 사코페니아라고 불리며 진행되면 뼈 구조가 약해지고 뼈의 양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약물로 치료할 수 있는 골다공증과는 달리 사코페니아에는 확실한 치료법이 없다. 하지만 적절한 운동과 근력 훈련, 영양가 있는 식사를 통해 고령자도 근력을 유지하고 향상시킬 수 있다.

키 감소는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전 연구에 따르면 호흡기 문제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해넌 교수는 키 감소는 초기 경고 신호로 볼 수 있다며 키가 줄어들었다고 느낀다면 의사에게 상담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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