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급 해적판 전자책 사이트인 Z-라이브러리(Z-Library)에 대한 법적 조치에 대응해 탄생한 해적판 검색 엔진 안나아카이브(Anna’s Archive)는 저작권으로 보호된 콘텐츠를 직접 다루지 않는 섀도 라이브러리 메타 검색 엔진이라고 주장하며 사이트 차단이나 불법성 주장에 대한 예방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도서관 목록을 스크래핑해 라이브러리를 만든 것으로 인해 손해배상과 영구 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에 직면했으며 안나아카이브는 몇 개월간 소송에 응하지 않고 무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안나아카이브는 Z-라이브러리 도메인 압류를 받아 만들어진 메타 검색 엔진. 전 세계 모든 책 보존을 목표로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2023년 10월경에는 비영리 도서관 목록인 OCLC(Online Computer Library Center)에 참여하는 7만 1,000개 이상 도서관 소장 자료를 목록화한 인덱스인 월드캣(WorldCat) 스크래핑을 시작해 7억 건에 달하는 데이터와 3테라바이트 정도 메타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했다.
안나아카이브가 월드캣에서 수집한 건 메타데이터로 직접 책 해적판 복사본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OCLC는 지난 2월 스크래핑은 불법적인 해킹이라고 주장하며 미국 오하이오주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소장에서는 2022년 가을부터 OCLC는 월드캣과 OCLC 서버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받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월드캣, 다른 OCLC 제품과 서비스, OCLC 서버와 네트워크 인프라 속도와 운영에 심각한 영향이 발생했다고 고발하고 있다.
안나아카이브는 월드캣에서 책 해적판 복사본을 수집한 게 아니라 대량 메타데이터만을 얻었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와 관련된 고소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OCLC는 안나아카이브가 스크래핑을 계속해 서비스 속도와 운영에 영향을 미쳤고 스크래핑에 대처하기 위해 실시한 네트워크 인프라 강화와 유지보수, 문제 해결에 140만 달러 이상과 직원 1만 시간을 소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소 5개월이 지났음에도 안나아카이브 운영자는 법정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모든 연락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OCLC는 워싱턴 거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여성을 주요 운영자로 지목했지만 그 인물은 사이트에 대한 모든 접근을 하지 않았다고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한편 안나아카이브 자체는 OCLC 소송을 받고도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으며 월드캣에서 수집한 데이터도 계속 제공하고 있다.
OCLC는 양측 법정 공방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결석 재판을 요구하며 출석을 원하지 않는 익명 피고와 계속 싸우고 있다면서 결석 재판이 유일한 선택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OCLC는 구체적인 피해액으로 스크래핑 대책용 실비와 추가로 근무하는 직원 급여, 기타 보안 관련 비용을 포함해 533만 달러 직접적인 피해가 있으며 현재도 탈취된 데이터가 계속 공개되고 있어 손해액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OCLC는 안나아카이브에 대한 금지 명령도 요구하고 있다. 아직 도메인 중지가 소장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법원에 제출한 동의서에서 금지 명령으로 인해 안나아카이브의 강한 무시 자세로 인해 계속되고 있는 지속적인 피해를 억제하고 공공의 이익이 보호될 것이라고 OCLC는 밝히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안나아카이브는 7월 초쯤에 미국 법원 관리 하에 있는 .org 도메인에서 영국을 기반으로 하는 레지스트리 관리 하에 있는 .gs 도메인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이 도메인 변경이 OCLC 소송을 받은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적어도 미국 법원이 도메인 금지 명령을 내리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OCLC는 오하이오 주 연방법원에 안나아카이브 운영자가 출석 요구 불이행으로 인해 결석 재판을 요구한다는 요청서를 제출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소송을 진행할 자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