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고대 문명은 어떻게 아이스크림을 만들었나

보통 아이스크림이라고 생각하는 건 17세기 이탈리아 요리사 안토니오 라티니(Antonio Latini)가 확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셔벗 상태 차가운 빙과는 기원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도 여겨진다. 전기도 냉장·냉동 기술도 없던 시대에 어떻게 차가운 디저트가 사랑받았고 거기서부터 1000년 이상 걸려 어떻게 지금의 아이스크림으로 퍼져나갔을까.

아이스크림의 기원에는 여러 설이 있지만 한 설에 따르면 1세기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고대 로마나 인도, 당나라 시대 중국 등에서 귀족은 빙과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또 저장해 뒀던 눈이나 얼음이 병사 사기 진작에 사용됐는데 기원전 1세기 경 줄리어스 시저가 밀크나 꿀을 섞은 디저트로 널리 퍼뜨렸다는 설도 있다.

고대 국가에서 차가운 디저트를 준비하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추운 지역에서 얼음이나 눈을 채취해 오는 방법이다. 지중해 연안에 살던 부유층은 빙하 얼음이나 설산 눈을 수확하기 위해 노동자를 부렸다고 한다. 폭군으로 알려진 1세기 로마 황제 네로는 알프스에서 노예에게 만년설을 실어 나르게 하고 꽃 꿀이나 벌꿀 등을 블렌딩해 만든 돌체 비타(Dolce Vita)라는 빙과를 즐겨 마셨다고 한다.

2번째는 고대 페르시아 등에서 행해졌던 공냉 방식. 공냉이란 공기와의 열교환으로 기계 등을 방열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얕은 분지에 물을 담아두면 밤이 되어 공기가 차가워지면서 열이 건조한 사막 공기 중으로 방사되어 물이 얼어붙는 원리로 얼음을 만들었다.

단 1세기에 퍼져 있었던 건 얼음을 기반으로 한 과자였고 부드러운 크림 상태 아이스크림이 탄생한 건 한참 뒤의 일이다. 그 첫걸음이 된 건 페르시아에서 퍼진 차가운 음료 샤벳(sharbat)이다. 유럽 여행자가 가정에서 만들 수 있는 샤벳 레시피를 가져가서 초콜릿이나 잣과 섞은 결과 빙과라기보다는 오늘날의 아이스크림에 가까운 것이 탄생했다. 또 동방견문록으로 알려진 마르코 폴로가 베이징에서 붙잡혔을 때 맛본 밀크 아이스를 유럽으로 가져온 게 보급의 시작이라고도 여겨진다.

현대 형태에 가까운 아이스크림이 확립된 건 1692년 이탈리아 요리사 안토니오 라티니가 기록한 밀크 기반 샤벳 레시피다. 일부 역사가 사이에서는 라티니의 레시피가 세계 첫 아이스크림”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이 레시피는 여행자와 북미 이주민에 의해 널리 퍼졌다.

하지만 설탕이나 크림이 비쌌고 냉동 기술이 난해했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은 오랫동안 상류층만이 맛볼 수 있는 고가의 것이었다. 이를 크게 바꾼 게 1843년 낸시 존슨이 발명한 아이스크림 제조기다. 얼음이 들어간 바깥쪽 용기에 아이스크림 원료를 담은 작은 용기를 넣고 레버를 빙글빙글 돌려 안쪽 용기를 회전시키면서 얼음에 접촉시키면 누구나 쉽게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게 됐다. 19세기 들어 사업가 프레데릭 튜더(Frederick Tudor)가 대규모 얼음 거래인 빙상 무역을 확립하면서 아이스크림 제조기만 있으면 누구나 가정에서 아이스크림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에는 냉동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해 대부분 가정에 냉장고가 보급될 정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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