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파산해 민사재생절차를 신청한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Mt. Gox)가 보유한 지갑에서 96억 달러 상당 비트코인이 새로운 지갑으로 옮겨졌다고 보도됐다. 마운트곡스의 이번 암호화폐 이동은 채권자에 대한 변제 계획 일환으로 보인다.
마운트곡스는 2009년 설립 당시에는 트레이딩 카드 거래소였지만 2010년 비트코인 거래소로 업무를 전환했다. 2011년에는 프랑스인 마크 카펠레스(Mark Karpeles)가 인수했고 2013년 4월에는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 70%를 취급하는 세계 최대 규모 비트코인 거래소가 됐다. 하지만 수년에 걸친 해킹으로 인해 보유한 84만 비트코인과 많은 예치금이 유출된 사실이 2014년 2월 드러났고 2월 28일 법원에 민사재생법 적용을 신청했다. 이후 카펠레스는 거래 시스템 데이터를 조작해 계좌 잔고를 부풀렸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2019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카펠레스의 집행유예 기간은 이미 종료되어 실제 수감은 면제됐다.
민사재생절차를 신청한 마운트곡스 관련 문제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채권자에 대한 변제를 진행 중이고, 변호사는 변제 기한을 2024년 10월 31일로 정했다. 그리고 5월 28일 마운트곡스가 보유한 14만 BTC 비트코인이 수차례에 걸쳐 지갑 3개로 이동됐다는 게 드러났다.
이번 일련의 비트코인 이동은 마운트곡스 채권자에 대한 변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채권자가 대량 비트코인을 일시에 매각하면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적으로 3.1% 하락했다.
하지만 호주 암호화폐 거래소 BTC마켓(BTC Markets) 캐롤라인 보울러 CEO는 마운트곡스 변제 영향은 단기적일 뿐이며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운트곡스 변제는 확실히 비트코인 가격에 변동을 줄 것이지만 현재 시장 전체는 암호화폐 규제를 둘러싼 미국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10년 전과 비교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상승해 채권자가 받게 될 비트코인 가치는 마운트곡스 파산 때보다 훨씬 높아졌다. 따라서 블록체인 컨설팅 기업(Glassnode) 애널리스트는 변제 후 곧바로 비트코인을 매각하려는 채권자는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비트코인 이동에 대해 카펠레스는 자신이 아는 한 마운트곡스는 순조롭다며 관재인은 올해 안에 있을 분배에 대비해 비트코인을 다른 지갑으로 옮기고 있지만 비트코인 매각이 임박한 건 아니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