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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픽스잇 “삼성전자와 제휴, 2년 만에 종료한다”

수리 부품 판매 등을 취급하는 아이픽스잇(iFixit)가 2년간 지속된 삼성전자와의 제휴 관계를 종료하고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픽스잇 측은 계약 종료 이유로 삼성전자의 수리 가능성에 대한 접근 방식이 자사 사명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픽스잇과 삼성전자는 2022년 8월 사용자가 직접 기기를 수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제휴를 맺었다. 독립 수리업체나 개인 사용자는 아이픽스잇을 통해 제휴 수리업체와 동일 가격으로 수리 도구와 삼성 정품 수리 부품을 구매할 수 있었고 온라인 수리 가이드에도 접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픽스잇 측은 자사는 최선을 다했지만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며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측 수리 가능성에 대한 접근 방식은 자사 사명과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픽스잇에 따르면 수익성 있는 가격과 수량으로 삼성전자 정품 수리 부품을 수리업체에 제공할 수 없었다고 한다. 또 부품 가격이 너무 높아서 많은 소비자가 수리하기보다는 기기를 교체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나아가 갤럭시 배터리와 디스플레이가 사전 접착되어 있어 교체할 때 배터리와 디스플레이가 사전 접착된 부품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의 제휴가 종료되면서 아이픽스잇은 2024년 6월 이후로는 삼성 부품과 도구 판매 대리점이 아니게 된다. 그동안 공개됐던 온라인 메뉴얼 같은 정보는 아이픽스잇에서 삭제되지 않지만 업데이트되지는 않는다. 다만 삼성전자 부품이나 수리 키트 판매는 계속되며 부품 판매 수량 제한도 해제될 예정이다. 아이픽스잇은 삼성전자가 협력하지 않는 건 유감이지만 더 나은 수리 가능한 미래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삼성 기기 수리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아이픽스잇을 포함한 수리업체에 제시한 계약 내용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수리업체에 수리 부품을 판매하는 대신 사용자명과 연락처, 휴대전화 시리얼 번호, 불만 사항이나 수리 내용 세부 정보를 삼성전자에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고 한다. 또 비정품 부품이 장착된 경우 모두 제거해 보고해야 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픽스잇 카일 윈스 CEO는 삼성전자에 사용자 이메일 주소와 구매한 부품 목록을 공유했다고 인정했다. 윈스 CEO는 이런 정보는 다른 파트너십에는 필요 없다면서 고객 정보를 다른 OEM업체와 공유하지 않는다고 밝혀 고객 정보 공유를 요구하는 계약을 요구한 건 삼성전자 뿐이라고 밝혔다.

윈스 CEO는 삼성전자가 수리업체에 요구하는 의무 사항이 계약에 포함되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는 수리할 권리를 인정하는 주법이 2024년 7월부터 시행되는데 이 법은 수리용 부품을 제조업체가 등록하거나 승인하는 걸 명확히 금지하고 있어 삼성전자 계약이 법률 위반이 될 가능성이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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