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2003년에 걸쳐 감염이 확산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나 2020년 이후 전 세계에 퍼진 코로나19는 박쥐 같은 숙주가 보유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이해 인간에게 감염되어 확산됐다. 코로나 바이러스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코로나바이러스에도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감염 확산 이후 원인 바이러스인 SARS-CoV-2에 대해 인간에게 획득 면역을 제공하는 걸 목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이 급속히 개발되어 코로나19 감염 후 사망이나 중증화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됐다.
SARS-CoV-2도 SARS나 MERS 원인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증례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대응이 지체되어 참혹한 팬데믹이 초래됐다. 또 박쥐를 숙주로 한 일부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에게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고 향후 팬데믹 위협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연구자는 미지의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향후 팬데믹 위협으로부터 인간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를 거듭해 왔다. 기존 백신은 보통 목표로 하는 바이러스를 약독화해서 투여,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단일 항원을 만들어내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투여하지 않은 다른 바이러스나 미지의 바이러스에는 백신 효과가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케임브리지 대학, 옥스퍼드 대학 등 연구팀은 4가지 종류 코로나바이러스 유래 무해 단백질을 극미세 나노 입자에 부착시킨 뒤 주입해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대비해 체내 방어력을 높이는 나노케이지 백신을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나노케이지 백신은 다양한 코로나바이러스에 공통적인 단백질을 표적으로 해 체내 면역계를 훈련시키기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범위가 넓어져 동일 종류 알려진 혹은 알려지지 않은 코로나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연구팀은 이 나노케이지 백신을 마우스에 투여한 뒤 SARS 확산 원인이 된 SARS 코로나바이러스(SARS-CoV-1)에 감염시켰다. 그러자 나노 입자에 SARS-CoV-1 유래 단백질이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SARS-CoV-1에 대한 광범위한 면역 반응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비교적 단순한 나노케이지 백신으로도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해 광범위한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나노케이지 백신 개발은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에 백신을 만든다는 큰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내딛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나노케이지 백신은 기존 미생물 배양 시설에서 제조가 가능하며 산업계 파트너와 협력해 생산 확대를 위해 노력 중이다. 또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나노케이지 백신을 인체에 테스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스트 결과 안전성이 입증되면 코로나19에 대한 부스터 접종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팀은 나노케이지 백신 접종이 승인되고 생산이 확대되면 각국이 백신 재고를 보유하게 되어 향후 발생 가능한 미지의 코로나바이러스나 기타 병원체 감염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과학자는 팬데믹 당시 효과적인 백신을 신속히 만들어냈지만 세계적으로 여전히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코로나19 백신보다 나은 방법을 고안해내야 하며 그 중 하나가 백신을 사전에 제조해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