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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로 토륨 원자핵 들뜬상태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공대 연구팀이 토륨 원자핵을 레이저로 들뜬 상태(Excited state)로 만드는데 세계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보고했다. 이로써 기존 원자시계 정밀도를 뛰어넘는 원자핵 시계 등 다양한 혁신적 기술로 가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고 연구팀은 주장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레이저를 사용해 원자나 분자를 조작하는 게 보통이며 레이저 파장을 정확히 선택하면 원자나 분자를 다른 상태로 전이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원자나 분자 에너지를 고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으며 원자시계나 화학 분석법 등에 이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레이저에 의한 들뜬 상태를 전자와 함께 원자를 구성하는 원자핵에 적용하는 건 오랫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비엔나공대 연구팀은 원자핵 역시 다른 양자 상태로 전환될 수 있지만 원자핵을 어떤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변화시키려면 보통 원자나 분자보다 최소 1,000배 이상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이게 보통 원자핵을 레이저로 조작할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주목받는 게 바로 토륨 동위원소인 토륨229 원자핵이다. 토륨229는 가까운 두 에너지 상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원리적으로는 레이저로 원자핵을 들뜬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토륨229를 레이저로 들뜬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대한 간접적인 증거만 있었을 뿐이다. 큰 문제는 레이저로 원자핵을 들뜬 상태로 만들려면 필요한 에너지를 100만분의 1 전자볼트 정밀도로 특정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마구잡이로 필요한 에너지를 특정하는 건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아내는 것과 같은 지겨운 작업이었다. 동북대 등 연구팀은 이온트랩을 이용해 토륨229 연구를 수행했지만 연구팀은 토륨 원자를 대량 함유한 결정체를 개발해 대량 토륨을 한꺼번에 조사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마침내 토륨229 원자핵을 들뜬 상태로 만드는 정확한 에너지를 특정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꿈이 이뤄진 것과 같다며 원자핵을 대상으로 한 첫 레이저 들뜬 상태라는 결정적인 돌파구를 발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토륨229를 레이저로 들뜬 상태로 만드는 방법이 밝혀짐에 따라 이 기술을 다양한 정밀 측정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처음부터 원자핵 시계 제작이 중요한 장기 목표였다며 진자시계가 진자 움직임을 타이머로 이용하듯 토륨 전이를 들뜬 상태로 만드는 빛 진동을 타이머로 활용하면 현재 사용 가능한 최고 수준의 원자시계보다 훨씬 정밀한 새로운 유형 시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시간 뿐 아니라 지구 중력장을 정밀 분석해 광물 자원이나 지진 조짐을 탐지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자연계 상수가 진정 상수인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나가는 데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이번 측정 방식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직 예측할 수 없지만 흥미로운 게 될 건 확실하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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