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나폴리 근교에 있는 베수비오 화산은 폼페이와 헬크라네움 등 고대 로마 도시를 괴멸시킨 기원 79년 대분화로 알려져 있다. 이런 베수비오 화산 분화로 검게 타버린 두루마리를 AI 힘으로 해독하는 콘테스트인 베수비오 챌린지 우승팀이 발표되고 두루마리에는 당시 철학자가 논의한 기쁨의 근원에 대한 미발표 텍스트가 포함되어 있다는 게 분명해졌다.
베수비오 화산 분화에 의해 묻힌 폼페이와 헬크라네움 등 도시 유적에선 당시 생활과 문화를 전하는 소중한 유물이 다수 출토되고 있다. 헬크라네움 도시 유적에 있는 별장에선 헬크라네움 파피루스라는 소중한 파피루스가 많이 발견됐지만 파피루스 중에는 탄화되어 부서지며 열어서 읽는 건 불가능한 두루마리도 포함됐다.
실제로 헬크라네움 파피루스에서 출토된 두루마리를 보면 완전히 탄화되어 있으며 만지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전 깃허브 CEO이자 고대 로마 문화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인 너트 프리드먼은 헬크라네윰 파피루스 존재를 알고 AI라면 인간이 읽을 수 없는 검게 탄화된 두루마리를 해독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여기에서 그는 헬크라네움 파피루스를 해독한 사람에게 상금을 주는 베수비오 챌린지를 개최했다.
2023년 3월 15일 시작한 베수비오 챌린지에선 컴퓨터과학에 조예가 깊은 많은 연구자가 참가해 운영팀이 제공한 두루마리 AI 학습용 스캔 데이터 해독 작업을 실시했다. 10월 12일에는 21세 대학생으로 스페이스X 인턴인 루크 패리터가 보라색(πορφυραc)이라는 단어를 처음 해독하는데 성공했다.
베수비오 챌린지에 대한 응모는 12월 31일 마감됐고 응모 데이터 18건 중 12건이 파피루스 위원회에 제출되어 심사를 받았다. 그 결과 처음 두루마리 단어를 해독한 인턴, 베를린자유대학 재적자인 유셉 네이더, 스위스연방공대 취리히에서 로봇공학을 전공하는 줄리안 실리거 등이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베수비오 챌린지에서 설정된 최고 상금은 70만 달러로 고액이지만 이 상금을 받으려면 2023년 말까지 적어도 140자 연속 문장 4개, 85% 이상 정밀도로 해독한다는 고난이도 과제를 달성할 필요가 있었다며 하지만 이들 3개팀은 무려 15열 이상, 2,000자 이상 텍스트를 해독하는데 성공했다.
이들 3명에게는 베수비오 챌린지로 70만 달러 상금이 수여된다. 또 나머지 제출물 중 3개팀이 높은 정밀도로 해독에 성공했기 때문에 준우승으로 각각 5만 달러가 수여된다고 한다. 이번에 해독에 성공한 텍스트는 두루마리 전체 5%에 상당하는 것으로 역사학자로부터 칭찬과 놀랍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독한 텍스트는 에피쿠로스주의(Epicureanism)에서 가장 좋은 선인 기쁨의 근원에 대해 논하는 것으로 저자는 에피쿠로스파 철학자인 필로데모스가 아닐까 추측되고 있다. 필로데모스는 한때 이곳에 살았던 것으로 보이며 저작 일부가 발견됐다고 한다.
이번 결과는 탄화된 두루마리에서 텍스트를 해독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으로 모든 층이 발굴되지 않은 두루마리 추가 조사를 실시할지 여부에 대한 논의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직도 수천 권에 이르는 두루마리가 지하에 잠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프리드먼은 2024년에도 새로운 베수비오 챌린지를 설정해 2024년 말까지 두루마리 85%를 해독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스캐너를 설치해 하루 수톤에 이르는 두루마리를 새큰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