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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정치 위기와 암호화폐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다. 지난 1월 24일(현지시간)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마두로 정권에 대해 정당성이 없다고 몰면서 곤궁한 베네수엘라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약속하는 한편 마두로 대통령 대신 야당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임시 정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그 뿐 아니라 폼페이오 장관은 26일(현지시간)에도 마두로 대통령이 영국 은행 외화 준비금에 대한 접근을 할 수 없도록 영국에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베네수엘라의 외화 준비금은 80억 달러이며 이 가운데 12억 달러가 잉글랜드은행에 예치되어 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은 하이퍼인플레이션 대책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암호화폐인 페트로(Petro)를 시작하기도 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만일 실제 실각하게 된다면 암호화폐 업계에는 플러스일까 혹은 마이너스일까.

지난 2017년말 야당 지도자 과이도 국회의장은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이용하는 마두로 정권이 만든 농담 같은 통화라는 트윗을 올리며 페트로를 비판한 바 있다. 페트로 판매가 불법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현재 베네수엘라 국민은 여권을 받으려면 페트로를 이용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베네수엘라 정부는 연금 수급자에 대한 월별 지급금을 페트로로 자동 환전하는 게 밝혀지기도 했다. 페트로를 강제 보급하려고 하지만 지난해 9월에는 페트로 거래를 지원한다는 16개 소규모 거래소 중 7곳이 인터넷에서 소재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다만 암호화폐 투자자이며 분석가인 맥스 카이저(Max Keiser)는 트위터를 통해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비트코인의 팬이라는 건 좋은 소식이라면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제에서 비트코인 전환은 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과이도 국회의장은 지난 2014년 비트코인 거래소에 대한 트윗을 올리면서 법정통화 볼리비아와 비트코인 환전에 대해 환영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지지자로 알려진 과이도 의장이 떠오르는 건 암호화폐 업계에 순풍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한편 베네수엘라의 비트코인 거래량은 한쪽에 치우치고 있다. 지난 몇 주 동안 비트코인 거래량은 P2P 거래 플랫폼 로컬비트코인(LocalBitcoins)에서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트코인 ATM이 조만간 설치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또 남미 이동통신사인 크립토모바일(Kripto Mobile)이 판매하는 암호화폐 대시를 거래할 수 있는 스마트폰 역시 베네수엘라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암호화폐 트레이딩 플랫폼 이토로(eToro) 수석 애널리스트인 마티 그린스펀은 지난 2개월 반 사이 대시로 거래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전 세계에 6만 6,000대 판매됐는데 이 가운데 5만 3,000대가 베네수엘라에서 팔린 것이라고 한다. 법정화폐가 신용을 잃은 베네수엘라에선 쇼핑과 식사 등을 평소와 똑같이 할 수 있도록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보다 거래 속도가 빠른 대시를 사용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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