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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는 공격성을 증가시킬까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인해 더운 날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월은 엘니뇨 현상 영향도 있어 1880년 이후 가장 더운 달이 됐다 더위에 좌절감이 많다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미국 NBER(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무더위는 일부 사람을 더 공격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온실가스 배출 등에 의한 지구 온난화가 문제가 되는 가운데 기온 상승이 단순히 건강 상태를 악화시킬 뿐 아니라 행동이나 감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주목받고 있다. 과거 연구 결과에선 기온이 상승하면 자살률이 증가한다거나 더운 날이 계속되면 정신 건강이 악화되기 쉬워진다, 너무 덮거나 너무 추워지면 SNS 내 헤이트 스피치가 증가한다는 것 등이 보고됐다.

그런데 더위가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대부분은 비교적 작은 샘플 크기를 대상으로 이뤄져 왔다고 한다. 따라서 NBER 연구팀은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거주하는 피험자 900명과 케냐 나이로비에 거주하는 피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기후 변화나 기온 변화를 생각하면 이는 중요한 연구 대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연구팀은 먼저 피험자를 22도 방 또는 30도 방에 넣어 의사 결정과 인지 테스트에 대한 표준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런 결과를 비교해 실온이 피험자 의사 결정이나 인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고 한다.

분석 결과 더운 방에 들어간 피험자는 더 졸음을 느낀다고 보고했지만 의사 결정이나 인지 능력에 관해선 큰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파괴의 기쁨(joy of destruction)이라는 태스크에서 더위가 피험자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게 확인됐다.

이 태스크에서 피험자는 다른 피험자가 받는 보상을 줄일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 피험자는 이 선택에서 어떤 이점도 얻을 수 없는 대신 아무런 위험도지지 않고 다른 피험자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알지 못했다. 다시 말해 피험자가 다른 사람 보상을 줄이는 동기는 단순히 다른 피험자에게 괴롭힘을 하고 싶은지 여부 뿐이었다고 한다.

공격성을 측정하기 위해 이뤄진 이 작업에서 버클리 거주 피험자는 방 더위에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나이로비 거주 피험자는 더운 방에 들어가면 누군가에게 괴롭히는 확률이 높아졌다. 더 조사한 결과 더운 방에서 더 공격적으로 되는 피험자는 당시 케냐에서 이뤄진 선거에서 소외된 민족 그룹에 속하고 있던 게 판명됐다.

기온과 정치적 폭력 관련성을 기록한 문헌을 고려하면 이번 결과는 흥미로운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원래 민족 그룹간 차이를 찾아내려고 한 건 아니기 때문에 연구 결과는 어디까지나 탐색적인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또 연구팀은 더위가 심리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30도 방에서 2시간 들어간 채 다양한 테스트를 실시했다. 현재 더운 방에 계속 있게 인지 능력을 크게 손상시킨다는 결과가 확인된 건 아니지만 특정 종류 추론이나 충동성 억제 등 어느 정도 저하가 보인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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