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고대 도시인 폼페이는 2,000년 전 대분화로 자취를 감췄다. 유적 연구팀이 이곳 거리에서 조사한 6명 사망 이유는 질식사였다고 결론을 지었다. 연구팀은 형광X선(pXRF) 분석을 통해 폼페이 희생자 뼈 원소 조성과 희생자 사망 당시 자세 등을 조사했다.
학술지 PLoS ONE에 게재한 논문에서 발렌시아대학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폼페이 여러 지역에 존재하는 석고를 다룰 때의 프로토콜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베수비오 화산 주변 유적에서 같은 조사를 할 때에도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수비오 화산 분화로 재와 가스, 용암이 섞인 화쇄류가 발생해 폼페이 거리는 순식간에 묻혀 버렸다. 첫 분화로 건물 내에 피난했던 이들은 초고온 화쇄류로 운반된 재 아래쪽에 묻혔다. 연구팀은 희생자 뼈가 화쇄류와 마그마류 고온 영향을 받았을 때에는 이미 희생자는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아마도 유독가스 흡인에 의한 사망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재는 냉각되어 경화됐고 아래에 묻혀 있던 피해자 시신은 부패해 뼈만 남았다.
19세기말 이탈리아 고고학자인 주세페 피오렐리(Giuseppe Fiorelli)는 부패하지 않게 된 시신 주위 화산재 공동에 석고를 흘리는 기술을 개발해 이 석고 유입으로 희생자 얼굴과 치아 심지어 옷 주름까지 상세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베수비오 화산 분화로 많은 폼페이 주민과 인접한 헬크라네움 주민이 순식간에 사망했지만 사인에 대해선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다. 2020년 연구팀은 헬크라네움 희생자 중 1명 뇌조직이 유리로 변화하고 있다는 걸 발견하며 아마도 분화로 인한 열 때문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팀 발견으로 많은 주민이 화쇄류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했다는 설이 가능성이 더 높다고 여겨지고 있다. 연구팀은 폼페이 포르타 노라(Porta Nolana) 지구 등에서 석고를 분석했다. 포르타 노라 지구 개체는 당시 거리에서 도망친 사람이 화산 분출물 파편으로 덮인 형태를 볼 수 있다. 묻힌 뼈에서 채취한 원소 데이터는 흘린 석고가 일부 뼈 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한 시체 석고 대부분은 극단적인 열에 노출될 때 인간이 취하는 권투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는 걸 확인했다. 이 자세는 몸이 탈수, 열에 노출된 뒤 근육이 수축해 일어나는 인간 자세로 권투 선수 자세와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조사한 석고 시신이 잇던 지역 가스와 재 혼합물은 극단적으로 높지는 않았지만 몇 분 이상 호흡할 수 없던 상태로 보인다. 이미 질식 사망한 시신에 화쇄류로 옮겨진 재 속 열 영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번에 사용한 형광X선 분석은 유적을 손상시키지 않고 조사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