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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기후변화…지하 공간 거주가 해답될까

2023년에는 기록적인 무더위가 계속되며 연일 열사병 경보가 발령되는 등 전 세계 각지에서 강한 열파가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지하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남호주 쿠버페디(Coober Pedy)에선 여름에는 최고 52도, 겨울에는 2도로 극단적인 기온 변화가 있어 인구 중 60%가 지하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곳 지하 공간은 1년 내내 평균 23도로 안정적이며 내부에는 거주 공간 외에 넓은 라운지와 수영장 등이 만들어져 있다. 쿠버페디는 암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적어도 지상에서 2.5m보다 깊은 곳에 거주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가끔 암반 붕괴가 발생한다고 한다.

튀르키에 카파도키아에선 기원전 2000년경 지어진 18층 지하 도시가 1963년 발견됐다. 데린크유(Derinkuyu)라고 명명된 이 도시에는 교회나 마구간, 창고, 거주 공간이 설치되어 수천 년에 걸쳐 최대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시 중 피난소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카파도키아 옥외 기온은 여름에는 최고 30도, 겨울에는 최저 0도인 반면 데린크유 기온은 1년 내내 안정되어 평균 13도로 유지되어 있어 지금도 배와 감자, 레몬, 오렌지, 사과 등 보관 시설로 사용된다.

영구적으로 지하에서 생활하는 건 물론 어려움이 있다. 좁은 지하 공간에 있으면 폐소공포증이 될 가능성, 환기 불량이나 지반 붕괴 등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지하 공간에서의 생활 관련 저자는 인체는 생물학적으로나 생리적으로 지하 공간에서의 생활에 견딜 수 있게 설계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지하 공간에서 생활하는 위험 중 하나는 햇빛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다. 햇빛이 들지 않는 지하 공간에선 인간은 한 번에 최대 30시간이나 잠을 잘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어 생활 리듬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지적된다. 또 일광욕에 의해 합성되는 비타민D가 만들어지지 않아 건강상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도 추측된다.

지하 공간에선 갑작스러운 홍수(flash flood) 우려도 존재한다. 호우 등에 따라 급격히 하천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선 빗물을 운반하는 터널 내 노숙자 1,500명이 살고 있지만 지금까지 몇 번이나 이 같은 증수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터널 내에서의 증수는 갑자기 발생하기 때문에 피난할 시간도 없다. 기후 변화에 의해 허리케인 등 규모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런 증수가 발생한 적 없는 지하 공간이라도 증수 피해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또 지하 공간 기온은 지상 활동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연구자에 따르면 시카고 지하 공간은 지상에 건설된 주하장이나 전철 등에 의해 1950년 이후 기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또 평균 기온 상승에 따라 지반이 최대 12mm 팽창할 가능성이 있으며 팽창에 의해 지하 건물에 손상이 발생할 위험성도 지적되고 있다.

지하 환경이 받아들여지려면 안전하고 자연광을 채택하면서 적절한 환기를 실시해 지상과의 연결성을 느끼게 하는 형태 설계여야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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