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정신분열증 같은 증상을 완화하는데 사용되는 항정신성 약물은 뇌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차단해 작용한다. 그런데 향정신성 약물이 표적으로 하는 도파민 수용체가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오해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새로운 연구가 나와 약이나 치료법 개발에 큰 변화를 초개할지 모른다고 보도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약물 대부분은 우연에 의해 발견됐다. 1954년 승인된 향정신성 약물인 클로르프로마진도 당초 진정제로 개발된 게 우연히도 정신질환에 대한 효과가 확인됐다는 경위가 있다. 노스웨스턴대학 연구팀은 이 약은 우연히 발견됐기 때문에 실제로 뇌에서 뭘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시녕과학자는 몇 년에 걸쳐 항정신성 약물은 뇌 선조체 95%를 차지하는 가시 투사 신경세포가 갖는 도파민 수용체에 결합해 극단적인 도파민 전달을 억제한다고 생각되어 왔다. 도파민 수용체에는 D1 수용체와 D2 수용체 2종류가 있지만 1970년대에 이뤄진 뇌 추출물 근거 실험으로 강력한 항정신성 약물이 D2 수용체에 강하게 결합하는 게 나타났기 때문에 수십 년간에 걸쳐 새로운 항정신성 약물 개발은 D2 수용체를 염두에 두고 설계, 개선되어 왔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운 항정신성 약물 개발은 제약사에 의한 거액 투자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길이며 환자 30%는 항정신성 약물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연구팀은 다양한 항정신성 약물이 실제로 뇌 내에서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쥐를 이용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먼저 쥐에 중추 흥분 작용을 가진 암페타민을 투여하고 뇌 도파민을 과도하게 분비시켰다. 암페타민을 투여 받은 쥐는 진정이 사라지고 더 많이 달리게 된다. 실제로 쥐 뇌에 작은 내시경을 묻어 조사한 결과 암페타민 투여 이후 쥐에선 D1 수용체 반응성이 높아지고 D2 수용체 응답성이 낮아진다는 지금까지의 지견에 따른 결과가 확인됐다.
이어 항정신성 약물 효과가 확인되고 있는 할로페리돌, 올란자핀 그리고 화이자가 개발했지만 임상시험에서 정신 질환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허가되지 않은 MP-10이라는 4종 약물을 투여하고 쥐 뇌 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조사했다고 한다.
그 결과 할로페리돌과 올란자핀은 예상대로 D2 수용체로 암페타민 효과를 온화했지만 클로자핀은 D2 수용체에 있어 유의한 효과를 가져 오지 않은 게 판명됐다. 또 항정신성 약물로 효과가 있는 3종 약제는 모두 D1 수용체 활동을 정상화시키는 게 확인되고 D2 수용체가 아니라 D1 수용체에의 작용이 약 효과에 관여하고 있다는 게 제안됐다. 한편 항정신성 약물로서의 효과가 없었던 MP-10은 D2 수용체 활동을 정상화시켰지만 D1 수용체의 비정상적인 활동을 악화시켜 버리는 것도 확인됐다고 한다.
또 미식품의약국 FDA 승인에 필요한 최종 임상시험까지 진행된 유망한 신약에 대해 조사한 결과 역시 어느 항정신성 약물도 D1 수용체를 정상화하는 걸 알 수 있다. 쥐 행동 관찰에서도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MP-10을 뺀 모든 항정신성 약물에서 암페타민에 의한 비정상적 움직임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됐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항정신성 약물 효능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의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항정신성 약물 접근법이 개발되어 효과가 부작용 면에서 뛰어난 신약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