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을 체험할 수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선 공중에 떠올라서 저녁을 먹거나 비행하는 슈퍼히어로를 모방하는 등 지구상에선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다. 중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우주 공간에는 상하 구분이 있을까.
지구상에선 지구 중심을 향해 중력에 의한 인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상하는 인력 방향에 따라 결정된다. 또 지구 자기에 기초해 동서남북을 정할 수 있으며 지구상 임의 위치를 위도와 경도를 이용한 좌표로 표현할 수 있다.
반면 우주 공간은 무중력 공간이기 때문에 상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되기 쉽지만 핵천체 물리학자에 따르면 ISS에 체재하는 우주비행사도 중력을 체험한다. 고도 400km에 존재하는 ISS는 지구 주위를 빙빙 돌고 있지만 이는 지구 중력과 ISS 주회에 의해 발생하는 원심력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안정된 궤도로 주회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ISS는 언뜻 무중력이라도 지구 중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ISS 안에선 상하 개념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원래 중력은 상대성이론으로 잘 알려진 아인슈타인은 시공이라는 천의 왜곡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핀이 달린 침대 시트라면 이 시트 위에 볼링공을 놔두면 그 무게로 시트가 움푹 들어간다. 그리고 시트 위에 구술을 놓으면 구슬은 시트 움푹 들어간 곳으로 굴러간다. 중력에 의해 당겨진다는 건 바로 볼링공으로 인해 움푹 들어간 곳에 구슬이 굴러가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질량을 가진 물체는 모두 시공 연속체를 왜곡시킨다. 그리고 물체 질량이 클수록 시공간 연속체 왜곡이 깊어지고 중력이 커진다. ISS에선 지구 중력을 기반으로 상하를 정의할 수 있지만 ISS 이외 우주 공간에선 중력에 의해 정의되는 상하 개념을 통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ISS는 지구로 당겨지고 있지만 동시에 지구 자체는 태양 중심을 향해 끌어 당겨진다. 또 태양계는 은하계 일부이며 은하계는 중심에 있는 거대한 블랙홀에 끌려가고 있다. 은하계 자체는 다른 은하계에 강하게 당겨진다. 우주 수준에서 보면 어떤 레벨로 보느냐에 따라 상하 기준을 형성하는 중력원이 다르다.
중력 자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 등으로 설명되지만 현대 소립자 물리학 이론과는 다를 수 없는 점도 있어 아직 해명되지 안은 것도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중력에 의해 상하를 정의하는 방식은 공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한편 기초 물리학 이해를 방해할 수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