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지열 발전 스타트업 페르보에너지(Fervo Energy)가 EGS(Enhanced geothermal systems)라고 불리는 차세대 지열 발전 기술 대규모 데모에 성공했다. 상업적 규모로 지열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게 입증되면서 페르보에너지는 2023년 중 구글 데이터센터와 인프라에 전력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지열은 풍력이나 태양광 등과 같이 탄소 프리 에너지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발전에 필요한 지열을 얻은 건 화산 활동은 활발하지 않은 지역에선 어렵다. 이런 지열 발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EGS는 지중 깊숙한 곳에 판 구멍에 물 등을 주입해 지열을 꺼내는 구조다.
페르보에너지 CEO인 팀 라티머가 밝힌 바에 따르면 지표에서 파낸 구멍을 이용해 지열을 꺼내기 위해 화산 활동에 의한 지열이 지표까지 도달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지열을 활용해발전하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EGS 실험은 1970년대부터 시작됐지만 굴착 어려움이나 비용 면에서의 과제가 부상했다. 하지만 미국에선 21세기 셰일가스 혁명에 따라 굴착 기술이 크게 진보해 굴착 비용이 크게 저하됐기 때문에 한때는 어려웠던 지중 깊이에서 수평 방향으로 굴착하는 게 가능해졌다. 따라서 당시 석유 가스 업계에서 굴착 엔지니어로 일하던 라티머는 진보한 현대 굴삭 기술을 EGS에 이용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의 의견에 찬동해주는 사람은 별로 나타나지 않았지만 대학원에 진학해 지열 발전 연구자와 공저로 논문을 쓰는 등 활동을 해 2017년 페르보에너지를 시작했다. EGS를 실용화한다는 페르보에너지 계획에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전해졌지만 이해가 있는 고객이나 자선가, 벤처캐피털 등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2018년에는 빌게이츠가 이끄는 에너지 문제 전문 펀드 BEV(Breakthrough Energy Ventures) 지원을 받은 것도 보도됐다.
7월 18일 페르보에너지는 네바다주 북부에 위치한 프로젝트 레드라는 실험 구역에서 30일간 본격 시험을 실시해 3.5MW 전력을 생성하는데 성공했다. 1MW라면 75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레드에서 생성된 전력은 상업 규모라고 할 수 있다. 리티머는 성명에서 석유 가스 산업 굴착 기술을 적용해 지금까지 지열 발전이 이뤄지지 않았던 전 세계 지역에서 주 7일 24시간 체제로 탄소 프리 에너지 자워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증명됐다고 말한다.
페르보 에너지는 2021년 구글과 차세대 지열 발전 시스템 개발을 위한 기업간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번 브레이크스루에도 구글 측 뒷받침이 있었다고 한다. 프로젝트 레드는 2023년 전력망에 연결되어 네바다주 전체 구글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앞으로 페르보 에너지는 유타주 남서부에 건설 중인 발전 구역에서도 시연을 실시하고 있으며 예상대로 전력 출력이 최대화되면 유타주 사이트에선 2028년까지 400MW를 공급할 것으로 예측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