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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오래 머무르면 뇌에 구조적 변화가…

인류가 우주로 활동 범위를 늘리고 반세기가 지났지만 우주 공간에 장기 체류를 하는 게 인간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분명하게 해명되지는 않았다. 플로리다대학과 나사 존슨우주센터 연구팀이 우주 체류 임무 기간과 인간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인간의 뇌는 수막이라고 불리는 얇은 막 여러 개로 덮여 있으며 수막과 뇌 사이에는 뇌 척수액이라고 불리는 무색 투명한 액체가 존재한다. 이 뇌 척수액은 뇌실이라고 불리는 공간에서 생산되어 뇌에 쿠션으로 기능하며 또 세포 노폐물을 씻어내고 혈류로부터 영양을 흡수하는 작용도 한다.

연구팀은 우주비행사 30명이 받은 MRI 스캔 이미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우주에 체류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뇌실 크기가 커지고 뇌 척수액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주 미소중력 하에선 두개골 뼈에서 뇌가 상향 이동하기 때문에 뇌실 팽창과 뇌 척수액 증가가 조장된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 뇌실 팽창이 무중력에 의한 뇌 척수액의 뇌 내 분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메커니즘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우주비행사 30명 중 7명은 우주 비행 임무 간격이 3년 미만으로 뇌실 팽창이 그다지 현저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뇌 척수액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한 번 뇌실이 수축하고 이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 사이 우주 비행 임무를 맡은 게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 과거 우주 비행 임무를 수행한 횟수가 많을수록 뇌실 팽창률이 작아지는 것으로 판명됐다. 연구팀은 우주비행사 뇌가 몇 번이나 되는 임무에 익숙해져 팽창하지 않게 됐거나 임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이 한계에 달해 버리고 있는 게 아니냐고 보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뇌가 여러 번 우주 체류를 통해 누적 영향을 받고 있으며 아마도 미세 중력과 우주 비행 임무 환경에 따로 적응하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밝히고 있다. 뇌실 크기가 팽창하거나 뇌 척수액량이 증가하는 게 우주비행사 건강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뇌 척수액 증가는 우주 비행사 시력 저하와 관련될 가능성을 표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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