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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교과서에서 진화론‧주기율표 삭제된다?

생물은 불변인 게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진화해왔다는 진화론은 많은 연구, 증거와 함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지금은 교과서에도 기재되어 있다. 하지만 종교와 사상에 따라 진화론을 받아들이지 않는 지역도 존재한다. 인도에선 중고등학교 커리큘럼에서 진화론이 삭제된다고 보도되고 있으며 또 원수주기표나 공해, 기후변하 같은 주제도 다루지 않게 된다고 한다.

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인도 9학원과 10학년이 사용하는 교과서에서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관한 항목이 삭제되는 게 결정됐다고 한다. 또 원소 주기율표에 관한 주제, 에너지원과 천연자원 관리에 관한 주제, 또 전자기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마이클 패러데이 공적과 산업혁명 관련 내용, 민주주의와 다양성에 관한 주제도 교과서에서 삭제된다. 이런 변화에 대해 자치정부조직·국가교육연구훈련평의회 NCERT는 다른 곳에서 다루고 있는 유사 내용과 중복되지 않았는지 내용 난이도가 있는지 내용이 무관한지 여부를 고려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커리큘럼 변경은 인도 학교에 다니는 11∼18세 1억 3,400만 명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인도에서 학생 커리큘럼을 설정하고 교과서를 발행하는 NCERT는 진화론 주제를 삭제한 건 콘텐츠 합리화 과정 일환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유행 중 현재 맥락에서 관련이 없는 콘텐츠를 피해야 한다며 삭제를 결정했다고 한다.

인도과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기본적인 개념을 없애는 건 호기심을 자극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억제해버릴 가능성이 있다며 토픽 삭제는 내용을 줄이고 가르치는 양도 줄이는 것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건 이런 방법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인도 교육자와 과학자 사이에서도 특히 우려되는 건 진화론이 삭제됐다는 것이다. 진화론은 생물 다양성에 깊이 관여하는 주제이며 심지어 상위 학년에서 배운 유전과 관련이 있다. 한 생물학자는 인도 종교 단체가 반진화론 입장을 취하기 시작하고 있으며 이 영향이 커리큘럼에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역사학자는 이번 커리큘럼 변화는 인도 여당인 인도인민당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극우 힌두교 조직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힌두교가 인도 다른 종교와 문화로부터 위협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힌두교의 가르침과 궁합이 나쁜 진화론을 삭제하도록 압력이 걸린 게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또 스탠포드대학 과학교육 연구자는 진화론을 다루지 않고 생물학을 가르치려는 사람은 우리가 이해하는 것처럼 생물학을 가르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며 진화론은 생물학의 기본 중 기본이며 주기율표는 생명 구성 요소가 어떻게 조합되어 크게 다른 성질을 갖고 있는지 설명한다며 이는 화학자의 위대한 지적 성과 중 하나라고 밝혔다. 덧붙여 인도 과학자나 교사 등 4,500명 이상이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되돌리는 호소에 서명하고 있지만 NCERT는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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