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당국이 범죄에 사용될 우려로 NFC와 블루투스, 적외선 통신 등 다수 무선 통신 규격에 대응하는 멀티 툴 디바이스인 플리퍼 제로(Flipper Zero) 수입을 금지했다고 한다.
플리퍼 제로는 전자회로도와 펌웨어가 오픈소스화된 다기능 기기로 장난감 같은 외형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통신 규격에 대응하는 성능을 갖추고 있어 RFID 태그나 아이버튼 읽기, 다양한 무선기기 조작 리모컨으로 사용할 수 있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서 자금을 조달한 플리퍼 제로는 2022년 1월부터 배송이 시작됐다. 하지만 잠시 후 인터넷에서 플리퍼 제로가 도착하지 않는다는 브라질 구매자 보고가 잇따른다. 레딧에서 플리퍼 제로가 오지 않는 문제를 상담한 한 브라질 구매자 글에는 2022년 12월 발송된 플리퍼 제로가 브라질 전기통신청에 압류됐다는 걸 나타내는 이미지가 첨부되어 있다.
전자프런티어재단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에선 플리퍼 제로가 자국 내에 수입된 걸 우편 서비스가 감지하면 심사를 위해 전기통신청에 보내진다고 한다. 하지만 전기통신청은 플리퍼 제로 유통을 허용하지 않고 압류하기 때문에 플리퍼 제로가 국내 구매자 손에 닿지 않게 된다는 것.
전기통신청이 플리퍼 제로 수입을 막는 이유는 범죄에 사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플리퍼 제로는 디지털키를 복제하거나 RFID를 에뮬레이션할 수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자동차 차고를 마음대로 열거나 제3자가 자동차와 현관 스마트 잠금키를 해제하는 등 형태로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리퍼 제로 자체에는 법으로 금지된 특별 기능이나 기술이 탑재되어 있지 않다. 플리퍼 제로는 다양한 기능을 하나로 모아 휴대성이 높고 어떤 장소에서도 사용하기 쉬운 특징이 있지만 범죄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브라질 국내에서 일반 유통되는 장비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전자프린티어재단은 브라질 당국의 플리퍼 제로 규정에 대해 플리퍼 제로를 거부해도 이 기술을 악용하는 다른 도구가 사용되는 걸 막을 수 없다며 국경을 통과하는 행위를 예방하는 것도 불가능한 만큼 당국 결정은 오히려 보안 연구 종사자에게 방해가 되며 플리퍼 제로를 합법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압류를 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