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러시아, 독일 공동 연구팀이 북극권에 있는 4만 8,500년 전 영구동토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하고 소생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 얼음 아래에서 13종류 신종 바이러스를 발견한 과학자는 기후변화 진행에 따라 얼음이 녹는다면 인류가 미지의 병원체와 접촉할 기회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종을 울리고 있다.
북반구 4분의 1을 차지하는 영구동토는 최근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얼음 아래에서 크게 나눠 2가지 위협이 나타나는 게 우려되고 있다. 첫 번째는 영구동토에 갇혀 있던 유기물이 분해되어 방대한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를 방출해 기후 변화를 더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2번째는 얼음에 잠들어 있던 태고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부활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2014년에도 3만 년 전 영구동토에서 고대 거대 바이러스인 피소바이러스(Pithovirus)를 부활시키는데 성공했으며 2015년에는 몰리바이러스(Mollivirus)라는 또 다른 거대 바이러스를 영구동토에서 발견했다.
올해 2월 학술지(Virus)에 발표한 새로운 논문에선 시베리아에 있는 영구동토 7곳에서 채취한 샘플로부터 연구팀은 좀비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신종 바이러스를 다수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이번에 발견된 새로운 바이러스 13종 중 7종은 판도라 바이러스 속으로 가장 오래된 건 영구동토 심부에서 4만 8,500년간 잠들어 있던 판도라 바이러스 예드마다. 아메바에 기생하는 이 바이러스가 영구동토에서 부활한 뒤에도 감염력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연구팀은 논문에서 아칸드 아메바로 감염되는 대형 DNA 바이러스가 영구동토 깊숙한 곳에서 4만 8,500년 이상을 보낸 뒤에도 감염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확인됐다고 적고 있다.
연구팀은 판도라 바이러스 외에도 세드라토바이러스(Cedratvirus), 메가바이러스(Megavirus), 팩맨바이러스(Pacmanvirus), 피소바이러스 등 5개 계통군에 속하는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있으며 2만 7,000년 전 맘모스 털로부터 발견된 피소바이러스는 이전 것과는 다른 신종이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안전을 위해 단세포 생물 아메바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만 선택해 부활시켰다고 한다. 이번에 발견된 아메바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영구동토에 숨어 있는 바이러스 전체에선 빙산의 일각이라면서 논문에 발표한 것 외에 심지어 더 많은 바이러스 흔적을 발견했으며 이 바이러스가 아직 살아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아메바 바이러스가 살아 있다면 다른 바이러스도 여전히 살아있고 감염력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얼음 아래 잠들던 병원체가 현대 생물을 위협하는 사례는 이미 보고됐다. 예를 들어 2016년 녹은 영구동토에 존재하던 것으로 보이는 탄저병 포자에 의해 적어도 20명이 탄저증으로 진단되고 순록 2,350마리가 죽는 일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에 발견된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시간에 걸쳐 감염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 적절한 숙주와 접촉해 감염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영구동토 융해가 가속화되고 산업 발전 영향으로 북극권에 사는 사람이 늘면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위험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