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농업 관련 압력 단체인 AFBF(American Farm Bureau Federation)는 농업기기 제조업체인 존디어(John Deere)가 농가의 수리할 권리를 인정하는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1월 8일 AFBF와 존디어는 농가와 목장주가 소유한 농기구를 수리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기본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한 것.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 열린 2023년 AFBF 총회에서 존디어는 이 MOU에 서명했다.
농기구 제조사는 보통 자사가 제공하는 수리 부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고객에게 요구하고 있으며 공인 딜러만 농기구 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에 존디어가 AFBF에 동의한 MOU에 따라 농가는 농기구를 자신의 손으로 진단, 수리, 보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진단 수리 코드, 사용 설명서 등 자원에 액세스할 수 있다. 또 존디어로부터 직접 진단툴을 구입해 수리하고 싶은 농기구 부품을 주문할 때 제조사로부터 지원을 받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한다.
존디어 측은 농가가 장비를 진단, 유지보수, 수리하기 위한 도구와 리소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 몇 개월에서 몇 년간 AFBF나 고객과 협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AFBF는 존디어와 합의를 발표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농가에서 농기구 1대를 구입하는 건 상당히 큰 투자이며 농가는 비용을 억제하기 위해 장비를 수리할 장소를 선택하거나 스스로 수리해야 할 일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2021년 이후 미국 정부는 농기구 제조사에게 농가나 개인 정비사가 기계를 수리하기 쉽게 하도록 요구해왔다. 이번에 서명한 MOU는 규제나 입법이 아닌 민간 부문을 통해 수리할 권리에 대처하려 했다. 또 정부기관이 수리할 권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 존디어와 AFBF는 모두 이번 MOU를 철회할 권리를 갖고 있다.
존디어가 AFBF와 MOU를 맺으면서 일반 사용자는 자신의 손으로 농기구를 수리할 수 있게 됐다며 큰 사건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비영리단체 관계자는 존디어가 몇 년간 조건부로 수리할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며 여전히 과제가 남았지만 적어도 이 과제가 줄어들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