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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비‧전기요금…온난화가 불러온 물가 상승

최근 인플레이션이 골칫거리다. 지난해에는 소비자 물가 지수가 상승하며 자동차에서 커피, 가솔린, 식료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높아졌다. 인플레이션은 미국 중간선거 쟁점이 되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에 일련의 적극적인 금리 인상을 촉구하는 등 밀려오는 불황에 대한 우려가 퍼졌다.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부터 코로나19 유행 후 경제 회복에 이르기까지 원인은 다양하다. 기온과 강수량의 극단적 변동으로 인해 전기와 가스, 물 등 생활에 필수적인 라이프라인 공급이 불안정해져 가격 상승이 일어났다. 잇따르는 치명적인 기후 재해로 인해 야채와 곡물 공급망이 위기에 빠졌다.

기후변화로 인한 직접적 영향은 아직 삶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깨닫지 못하거나 의식하지 않는 와중에 실제로는 삶을 직격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 영향이 어떻게 가계에 영향을 미치는지 식료품과 수도요금, 주택보험, 냉난방비, 전기요금 등에 대해 알아본다.

먼저 식료품. 2022년에는 식료품 가격이 10% 상승해 지난 수십 년간 상승폭이 가장 큰 해가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영향과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 가속화됐지만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기후 변화 역할이 컸다. 더위를 비롯한 이상 기상으로 인해 전 세계 농작물이나 가축 피해가 나오는 등 더위가 원인이 된 히트플레이션이라는 현상이 식료품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지난해 여름 무더위로 인해 돼지 사료가 되는 옥수수나 대두가 문제가 되어 중국에선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선 기온 38도를 넘는 날이 계속되며 가뭄으로 올리브 생산량이 감소했다. 세계 최대 올리브유 생산국인 스페인에선 11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가격이 전년 대비 45%나 올랐다. 미국에선 허리케인 영향으로 플로리다주에서 감귤류, 푸에르토리코에선 바나나에 심각한 피해가 나오는 것에 더해 서부에서도 가뭄이 계속되어 식료품 가격 상승은 앞으로 몇 년간 계속될 수 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48개국 계절별 기온과 가격 지표를 조사한 결과 더운 여름은 식료품 가격에 압도적으로 크게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 영향은 거의 1년 지속된다고 한다. 전문가는 홍수와 가뭄, 산불, 기타 기후 변화 영향을 받은 기후 재해로 인해 앞으로 몇 년간 식료품 가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다음은 수도요금. 가정과 기업에 물을 공급하려면 높은 비용이 든다. 지자체와 공익사업회사는 강과 저수지에서 펌핑한 물을 정수 처리하고 수백km 정거리를 파이프와 운하를 통해 운송해야 한다. 또 노후화된 인프라 수리와 업그레이드를 항상 해야 한다. 공급 시스템 유지 비용은 거의 같지만 서비스 사업체가 얻는 이익은 고객에게 공급하는 수량에 의해 결정된다.

최근 미국 서부처럼 가뭄이 계속되는 지역이나 건기에는 취수량 제한에 의해 공급할 수량이 줄기 때문에 수도요금은 상승한다. 우물 고갈이 심각한 캘리포니아주 센트럴밸리에선 주민 12%가 수도요금을 체납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체납액은 총액 10억 달러라고 한다. 물 부족으로 지자체로부터 공급량이 감소한 2022년에는 농업용수 거래 가격이 상승해 농가가 큰 타격을 받았다. 나스닥 벨레스 캘리포니아 물 지수(Nasdaq Veles California Water) 물가 지수는 1월부터 6월에 걸쳐 56%나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후변화가 기여하는 수도요금 상승 요인은 물 부족만은 아니다. 집중 호우로 인해 전례 없는 피해를 입은 수도 인프라에 대한 고액 복구비용은 서비스를 받는 고객이 부담하게 된다. 다시 말해 수도요금에 추가해 청구된다. 열파도 수도요금 상승 원인이 되고 있다. 오대호 주변 농업 지대에선 비료가 흘러든 수역에서 더위에 의해 유해한 조류가 대량 발생하는 경향이 보인다고 한다. 예를 들어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선 조류를 제거하기 위해 주민 1인당 연간 20달러 정수 비용이 수도요금에 더해진다고 한다.

다음은 주택보험. 자연재해 이후 복구에 필요한 주택보험이지만 홍수와 산불이나 화재, 허리케인 격화로 보험료가 높아지고 있어 계약을 맺는 건 곤란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선 2021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주택 소유자 90%가 보험료 가격 상승을 경험했고 상승폭은 연평균 134달러였다고 한다.

홍수 피해를 받기 쉬운 지역에선 최근 몇 개월간 보험료 상승폭이 한층 더 컸다고 한다. 500만 건 이상 물건을 보증하고 있는 전미홍수보험제도 NFIP는 현시점 홍수 위험을 보험료에 반영하기 위한 제도를 많은 지역에 도입 중이라고 한다. NFIP를 총괄하는 미연방긴급사태관리국 FEMA는 신제도 하 위험 평가를 적용한 경우 계약자 66%가 월액 최대 10달러, 7%는 최대 20달러, 4%는 20달러 이상 보험료가 인상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생활이 어려운 보험 계약자에게는 가격 인상이 부담이고 계약자 수십만 명이 NFIP 보험을 해지했다.

또 엄청난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플로리다주에선 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으로부터 보험사 6곳이 경영 파탄 상태가 됐다. 이 영향은 허리케인 이안 통과 이후 보험료 인상에 나타난다. 한편 캘리포니아에선 전국 규모 보험사가 산불 위험이 높은 지역에서 미래 위험을 낮게 추정해 계약자를 줄이려 했다고 한다.

다음은 냉난방비. 최근 기후변화에 의해 극단적 더위와 추위의 격렬함과 빈도가 증가하는 동시에 냉난방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선 6가구에서 1가구가 광열비를 체납하고 있다고 한다.

먼저 겨울. 현재 미국에선 가정 90%가 천연가스나 전력으로 난방을 한다. 지난해 1월 가정용 전기요금은 전년 대비 평균 8% 상승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최대 인상폭이었다고 한다. 북극 온난화로 한 대 제트기류가 불안정해져 남쪽으로 뻗어 남하했기 때문에 북극 한기가 흐르는 지역에서 엄격한 추위가 계속된 게 원인이었다. 미국에너지정보국 EIA에 따르면 올 겨울은 평년보다 추워질 전망이어서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가정 난방비는 작년보다 28%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여름. 전미 곳곳이 무더위에 휩쓸린 지난 여름에는 전력망이 발생해 가정 전기세가 올랐다. NAEDA(National Energy Assistance Directors Association) 추산으로는 열파에 의해 전기세가 평균 540달러로 작년 동시기부터 20% 상승했다고 한다.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은 건 도시와 교외에서 거주하는 비백인 저소득층이었다. 흑인과 라틴계, 원주민 가정에선 백인 가정보다 광열비 체납에 의해 전력 공급을 중단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또 알래스카주 원주민 환경 활동가는 영구동토 융해에 의한 가옥 파손과 균열 영향으로 난방에 드는 비용이 늘었다고 말한다. 또 연료비 상승은 생활필수품을 장거리 운송해야 하는 이런 커뮤니티에게는 버거운 문제가 되고 있다.

다음은 전기요금. 광열비와 구별이 까다롭지만 전기 요금은 지난 1년 반 정도 열파와 한파 등 영향과 관계없이 미국에서 치솟았다. 가장 큰 요인은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가 세계적으로 부족해진 것. 가정용 전기 요금은 2021년 대비 8% 상승했다.

그래도 역시 기후변화 영향을 받은 폭풍우나 가뭄, 산불 등 기상 재해도 일부 지역에서 전기요금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2021년 발생한 허리케인 롤라, 델타, 제타, 아이다 피해 그리고 같은해 2월 한파 손실을 회수하기 위해 전력 기업 엔터지가 6월 루이지애나주 고객 100만 명에게 최대 25달러를 더 청구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텍사스주에서도 한파로 에너지 기업이 입은 손실을 전기요금에 더한 경우가 속출했다고 한다.

그런데 캘리포니아주에선 최대 전력 회사인 PG&G(Pacific Gas & Electric)가 산불 방지 비용을 이유 중 하나로 전기요금 인상을 했다. 하지만 불과 2개월 뒤 이번에는 천연가스 상승에 의한 비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다시 올렸다. 긴 가뭄으로 수력 발전 제한이 이뤄진 2021년 여름 예상 외로 천연가스를 소비했기 때문에 매입할 수 없게 된 게 원인이었다.

기후변화 영향을 받은 기상 재해로 직접적인 피해를 받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런 식으로 일상 생활 수준에서 직격타를 맞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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