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를 담수화한다고 하면 비용이 들고 환경에 나쁘다는 해수 담수화 장치를 떠올릴 수 있다. 그런데 만일 더 간단하게 해상에서 자연 발생하는 수증기를 모으면 어떨까.
건조한 지역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해상 수증기를 모아 담수화하겠다는 콘셉트를 제안하는 건 미국 일리노이대학 연구팀.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Nature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새로운 논문에 따르면 담수화 장치가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포르투갈 리스본 앞바다나 LA 앞바다 등 물 부족이 심각한 14곳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연구팀이 선택하는 조건은 인구가 밀집한 해안 도시라는 기후 변화를 상징하는 지역. 선택 지역은 예상대로 남북 양반구 아열대와 온대 지역에 위치한 건조, 반건조 지역이었다. 연구팀은 1990년부터 2019년까지 습도 데이터를 통해 해당 지역에서 담수화할 수 있는 수증기를 분석했다.
먼저 수증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모으기 위해 해상에 높이 100m, 폭 210m짜리 수증기 회수 시설을 설치한다. 여기에서 회수한 수증기를 파이프로 육지로 옮겨 담수화 장치로 응축해 진수로 바꾸는 흐름이다.
도시 인구나 이용 가능한 수증기량에 따라 다르지만 포르투갈 리스본에선 담수화 시설을 2곳 설치하면 51만 명 분량 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인구가 1,500만 명에 가까운 파키스탄 카라치에는 22개 시설이 필요하다.
이 수증기 담수화 구조에 대해 논문에선 간단하게 말하면 바다에서 증발한 수분이 육지로 옮겨져 차가워지고 응축하고 비나 눈으로 지표에 내리는 등 자연 물리적 현상을 모방한 것이라며 증발한 수분이 이동하는 경로를 제어해 응축을 제어하고 물 이용 장소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팀은 미국 남서부처럼 심각한 가뭄에 휩쓸린 장소가 회수, 담수화된 물 최적 공급처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연구팀은 변화하는 기후 한가운데에 있는 지금 물은 기후변화에서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며 온난화에 의해 수분이 증발하고 가뭄에 휩쓸리는 지역에선 더 많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온난화에 의해 더 많은 수증기가 이용 가능하게 되기 때문에 물 수요 증가에 부응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수증기로부터 담수를 만드는 쪽이 해수 담수화 장치보다 환경 부담이 작고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해수 담수화 장치로부터 배출되는 염수라고 불리는 염분 농도가 높은 폐기물은 야생 동물에게 유해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온난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물 확보는 절실한 문제다. 현재 전 세계에서 20억 명이 심각한 물 부족을 겪는 지역에 살고 있다. 온난화로 인해 더 빈번하게 가뭄이 일어나면 더 많은 사람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을 것이다.
온난화에 의해 증발하는 수분이 늘어나는 것으로 역사적으로 강수량이 많은 지역에선 더 대량 비가 내린다. 건조하기 쉬운 지역은 더 건조하는 경향이 강해져 가는 가운데 강수량이 많은 지역에서 증발하는 수분을 회수해 담수화, 건조한 지역에 운반하는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