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정자는 인간이 아이를 만드는데 필수적이지만 최근에는 정액에 포함된 정자 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53개국에서 1973∼2018년 수집한 정액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 메타 분석으로부터 전 세계에서 남성 정자 수가 과거 40년간 반감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한다.
2017년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연구팀은 북아메리카, 유럽, 호주,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남성 정액 농도가 40년간 크게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1973∼2011년 수집된 연구 데이터 185건을 분석한 것이었지만 남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등 데이터가 적었던 탓에 이들 지역에서도 같은 경향이 있다고 추정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연구팀은 2014∼2019년 발표된 논문에 대한 전체 리뷰를 실시하고 남성 정자 수에 관한 데이터를 포함한 걸 추출하고 이전 연구에 사용한 데이터와 통합해 새로운 메타 분석을 실시했다.
메타 분석에 사용한 데이터 288건은 1973∼2018년에 걸쳐 남성 5만 7,168명이 제공한 정액 샘플을 기반으로 한다. 전 데이터 중 199건은 북아메리카와 유럽,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수집한 것이며 89건은 남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로부터 수집한 것이라고 한다.
분석 결과 불임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남성 정자 수는 1973∼2018년에 걸쳐 정액 1밀리리터당 1억 120만 개에서 4,900만 개까지 51% 이상 감소하고 있으며 연간 감소 추이는 1.1%인 게 판명됐다. 또 전 세계 정자 수 감소 속도는 21세기 들어 가속화되고 있다고 한다.
덧붙여 정자 수만이 생식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며 정자 운동 능력도 생식 능력을 좌우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정액 1밀리리터당 4,900만 개라는 수치는 세계보건기구 WHO가 정상으로 간주하는 하한기준치인 정액 1밀리리터당 1,600만 개를 웃도는 것이다.
한 전무가는 남성 정자 수 감소 추세는 2000년 이후 2배가 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유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오염 물질과 플라스틱, 흡연, 약물, 비만, 가난한 식생활 등 생활 습관이 요인일 게 시사되고 있지만 영향에 대해 충분히 이해되지 않고 정의도 모호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상당히 우아한 메타 분석이라면서도 오래된 데이터 질이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