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한 고밀도로 강력한 중력에 의해 빛조차 삼켜 버리는 블랙홀은 지구가 속한 은하수 은하에만 1억 개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미국국립과학재단 NSF가 국립광적외선천문학연구소 NOIRLab이 관리하는 하와이 제미니 천문대가 지구에 가장 가까운 블랙홀을 불과 1,600광년 거리에서 발견했다.
이번에 발견한 블랙홀은 가이아 BH1으로 명명됐으며 태양 10배 질량을 갖추고 있다. 가이아 BH1은 지구로부터 1,600광년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까지 지구에 가장 가깝다고 여겨지던 X-1 4,700광년과 비교해 3분의 정도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블랙홀은 인근 항성 물질을 흡수해 열을 발생시켜 강력한 엑스레이와 제트를 방출한다. 한편 이번에 발견된 가이아 BH1은 주변에 흡수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존재하지 않는 휴면 상태 블랙홀이다. 가이아 BH1 같은 휴면 상태 블랙홀은 X선 등을 방출하지 않아 관측이 곤란하다.
가이아 BH1 관측에 성공한 하버드스미소니언천체물리학센터 연구팀은 우선 유럽우주기관 ESA 가이아 탐사기로부터 데이터를 분석해 이 연성에 블랙홀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걸 특정했다. 분석 데이터에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천체 중력에 의해 야기된 것으로 보이는 불규칙한 항성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었다고 한다.
이어 연구팀은 지구가 태양을 주회하는 것과 같은 거리에서 블랙홀이라고 생각되는 천체를 주회하는 항성 궤도를 제미니천문대에 탑재한 다천체 분광기로 자세하게 관측했다. 그 결과 이 연성 중심에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천체가 태양 10배 질량을 가진 블랙홀이라는 걸 밝혀냈다.
가이아 BH1 근원이 되는 항성은 적어도 태양 20배 질량을 갖고 있었다고 하며 수명은 불과 수백만 년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성이 동시에 형성되면 한 별이 팽창해 다른 별을 삼켜 버릴 것으로 생각되고 있으며 기존 모델로 연성이 형성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이번 발견은 연성계에서 블랙홀 형성과 진화에 대한 이해차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으며 연성계 안에 미지의 휴면 블랙홀 집단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