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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운과 로켓 발사 사이

지금까지 야광운(Noctilucent clouds)이 나타나지 않던 중위도대까지 자주 나오자 미국 연구팀이 로켓 발사와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 오전 발사 횟수와 중위도대 야광운 발생 빈도가 놀랍게 일치했다는 게 학술지 EPS(Earth, Planets and Space)에 공개됐다.

야광운은 상공 80km 중간층에 나타나는 지구 대기권에서 가장 높은 구름이다. 주로 극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극중간권운(polar mesospheric cloud)으로 불리기도 한다. 정체는 결정화된 수증기 덩어리. 너무 고도이기 때문에 해가 난 뒤라든지 떠오르기 전에도 태양빛을 반짝이며 문양을 하늘에 그린다.

콜로라도대학 볼더교 연구팀은 이런 야광운이 나오는 건 일몰 후나 일출 전 30분에서 1시간 반 사이라며 얇은 구름이기 때문에 햇빛이 멀리서 빛을 발하며 관측자가 서있는 곳이나 어둠 속에서만 볼 수 있다. 발사대를 나온 로켓은 수증기를 중간권에 직접 뿌려준다. 이는 구름 발달을 촉진하는 게 아닐까 연구팀은 생각했다. 실제로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 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가 이뤄지면 이곳에서 수천km 떨어진 장소에서 며칠이 지난 뒤 야광운이 나오기도 한다고 한다.

보통 야광운은 극지에서 여름에 발생하는 구름이며 관측 시즌도 북극 지역이 5월 중반부터 8월, 남극 지역은 11월 중반에서 2월 사이로 대체로 정해져 있다. 그런데 최근 수십 년간 극지 뿐 아니라 중위도 지역에서도 야광운이 빈발한다. 남쪽은 캘리포니아나 콜로라도 근처에서도 보인다. 더구나 야광운 자체도 밝기를 늘리고 발생 빈도가 늘고 있다고 한다. 학회에선 기상 변동이나 태양 주기 원인설 등을 들기도 한다.

이번에 연구팀은 극중간 구름을 감시하는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 위성인 AIM(Aeronomy of Ice in the Mesosphere)이 수집한 2007∼2021년 구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을 만큼 모아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이르는 북위 56∼60도 좁은 범위를 집중 조사했다. 이 위도를 선택한 이유는 중위도에서 가장 안정적인 데이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름 발생에는 패턴다운 패턴은 관측되지 않았고 오히려 중위도대 야광운은 격렬한 지그재그 곡선을 그린다고 한다. 이런 패턴을 오전 로켓 발사 데이터와 겹쳐 보면 묘하게 일치한다는 것이다. 조사에선 오전 쪽이 중간권 입자가 대기 바람을 타고 극 방면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것도 야광운과 로켓간 관련성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요점은 로켓 발사로 분사된 수증기가 북풍에 빨려 들어가 상공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어 야광운이 발산하는 메커니즘으로 생각하면 설명이 될 수 있다.

셔틀 로켓 발사와 야광운간 관련성은 과거에서 지적됐지만 더 소형 로켓에서도 영향이 나온다는 걸 보여준 건 이번 논문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이 결과에 상당히 놀랐다고 말한다. 조사 대상인 운송용 로켓에 비하면 셔틀 쪽이 거대하다며 그만큼 작은 로켓에서도 구름 발생 등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게 놀랍고 영향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발생을 유발하는 면도 있다는 데 놀랍고 예상하지 않은 결과라는 것이다. 또 인위적 행위가 구름에 미치는 영향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이라며 문제는 어느 정도 영향이냐라고 말한다.

참고로 화산 분화 탓이라는 설은 100년도 넘은 것으로 관측 사상 처음으로 야광운이 확인된 건 1885년으로 인도네시아 대분화 2년 뒤다. 로켓 발사로 인한 환경 파괴 규모에 대해선 미 정부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야광운은 깨끗한 것으로 그다지 악영향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이 역시 인간이 바꿔 버린 자연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중간권과 여기에서 나타나는 구름은 미묘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로켓 영향을 살펴보면 이 지식을 통해 온실가스 등 대기 변화도 더 해명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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