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인물이 아니라 2D나 3D 아바타에 인간 움직임을 반영한 라이브 전달자는 가상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 혹은 뷰튜버(VTuber)라고 불린다. 뷰튜버 관련 사업과 프로젝트 가치는 160억 달러 규모에 달할 만큼 인기가 과열되고 있는 중국에서 뷰튜버 노동 조건이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중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위에화엔터테인먼트(Yuehua Entertainment)는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와 협력해 뷰튜버 그룹인 에이소울(A-SOUL)을 시작했다. 에이소울은 노래와 춤을 위주로 활동하는 3D 아바타 뷰튜버 그룹으로 인기 브랜드, 유명 서비스와 협업해 560만 달러 매상을 올리기도 했다. 중국에선 모든 미디어나 엔터테인먼트가 감시와 검열 대상이며 뷰튜버는 제어 가능한 가상 인플루언서라고 인식되어 광고업계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뷰튜버 인기가 높아지고 이를 이용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뷰튜버 액터 노동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뷰튜버 아바타를 움직이는 사람 움직임을 반영하는 캡처 시스템에는 스마트폰이나 웹캠을 이용한 간단한 것부터 한 세트에 수억 원이나 하는 기재와 수트를 이용한 것까지 다양하다. 스마트폰이나 웹캠을 이용한 건 집에서도 운용할 수 있지만 댄스가 가능한 3D 아바타를 부드럽게 움직이려면 모션캡처 수트를 입고 전용 시설이 필요하며 활동에 따른 육체적 부담도 상당히 커진다.
지난 5월 에이소울 멤버 중 하나가 건강과 학업상 이유로 라이브 전달과 활동을 쉰다고 발표했다. 이어 내부 관계자 계정이 새벽 3시까지 격렬한 댄스 레슨을 했고 요추를 다쳐 의사 경고가 있었지만 무시됐다거나 이것만 일하고 있지만 수입이 적다는 등 가혹한 노동 환경을 폭로했다. 일부 열광적인 팬은 내부에서 사람이 착취당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며 이 스캔들을 계기로 중국에선 뷰튜버 노동 조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게 됐다.
뷰튜버 3D 아바타나 캡처 시스템을 개발하는 관계자는 참여하는 사람이 몇 시간 일할지는 운영 스태프가 결정하는 일로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대다수는 매월 22일, 하루 4∼5시간씩 뷰튜버로 활동한다고 한다. 중국 내 뷰튜버 산업을 연구하는 홍콩 침회 대학 연구원은 뷰튜버가 인공 창조물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현실 인플루언서나 유명인과 마찬가지로 실재하는 인간의 매력과 개성에 의존하고 있다며 일부 팬은 좋아하는 뷰튜버 안 사람의 독특한 자질에 집착해 다른 누군가가 이를 대신할 수 있다는 견딜 수 없게 된다며 뷰튜버 액터가 슈퍼스타의 영혼이라면 왜 그들은 실제 인간 슈퍼스타만큼 보상을 받을 수 없는지 되물었다.
에이소울은 휴지기에도 웨이보와 빌리빌리에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그만 둔 액터도 하루 1만 명 이상 팬과 교류하고 매일 간식이나 낮잠, 코로나19 검사 결과 등을 공유하고 있으며 지난 7월에는 빌리빌리에 노래 영상을 올려 88만 회 이상 재생을 기록하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