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식육이나 유제품용 가축이 대량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를 멈추려면 고기나 유제품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가축 고기 대체 단백질원으로 곤충이 주목받기도 한다. 네덜란드 바헤닝언대학 연구팀은 곤충식이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분석한 결과를 보고해 눈길을 끈다.
곤충식 장점으로 꼽히는 게 축산과 비교해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자원이 크게 적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사육 동물 먹이로도 양식되는 밀웜(Mealworm)은 2kg 음식을 주면 1kg 식용 단백질을 얻을 수 있다. 만일 소고기로 같은 양 단백질을 생산하려면 대략 10배 음식과 10배 사육 공간이 필요한 데다 18배 온실 효과 가스를 배출한다고 한다. 이는 소고기 가식부가 전체 중 불과 40%인 데 비해 곤충에선 최대 90%가 가식부가 된다는 점이 크다고 한다.
2022년 3월 발표한 논문에서 연구팀은 곤충에서 생산되는 폐기물 재사용에 대해 논하고 있다. 식용 곤충 부산물로 되는 건 곤충이 탈피했을 때 남는 외골격인 허물(Exuviae)과 곤충 편이나 미소비 먹이를 총칭하는 부스러기(Frass)가 있다. 이 2가지 부산물은 기존 비료나 농약을 대체하는 새로운 유기 토양 첨가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논문에서 곤충 부산물 주요 구성 요소는 키틴이며 이는 곰팡이 세포벽과 많은 갑각류 외골격에 존재하는 아미노다당류 고분자라며 키틴을 함유한 토양 개선은 식물 성장을 알리는 게 입증됐다고 밝히고 있다.
토양에는 키틴을 대사할 수 있는 미생물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 미생물은 식물이 질병이나 해충에 대해 더 회복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부산물이 토양에 추가되면 유익한 미생물 수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 부스러기에는 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질소가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토양에 부스러기를 혼합해 식물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보통 질소는 합성비료 형태로 토양에 첨가되는 경우가 많지만 다량 바이오매스도 포함되어 있는 부스러기를 토양에 첨가하는 건 토양 미생물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뛰어난 합성비료 대안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연구팀은 부산물이 해충 제거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언급한다. 키틴을 대사하는 유익한 토양 미생물은 식물 성장을 촉진할 뿐 아니라 식물 생리 기능을 변화시켜 해충 포식자와 꽃가루 매개자를 끌어들이는 휘발성 물질 생산을 촉진하거나 병원성 진균을 분해하는 것 등이 시사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곤충 부산물을 작물 재배에 적용하는 건 폐기물을 거의 생산하지 않는 순환식 식품 시스템 구축을 향한 새로운 단계로 보고 있다. 귀뚜라미나 밀웜, 메뚜기 등이 훌륭한 대용 식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