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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거점 둔 러시아 배달 서비스 도산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속 중인 러시아에 대해 많은 국가와 기업이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 러시아 기업과 러시아인이 경제 조치 영향을 받는 가운데 러시아 기업을 모기업으로 두고 미국을 거점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고속 배달 서비스인 바이크(Buyk)가 도산을 발표했다.

바이크는 2021년부터 15분 이내에 식료품 등 제품을 배달하는 고속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미국 내 뉴욕이나 시카고 등 지역을 대상으로 39개 사업 거점을 배치해 서비스를 전개해왔다.

언뜻 보면 바이크는 러시아 제재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바이크는 러시아에서 배달 서비스를 전개하는 사마카트(Samokat) 자회사이며 러시아 정세 영향을 강하게 받는 기업이다. 바이크 제임스 워커 CEO는 파산 발표에 대해 바이크 비즈니스를 계속하기 위해 가능한 한 노력을 계속 해왔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자금 조달 제한으로 사업을 계속하기 어려웠다면서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과 각국 경제 제재가 도산 원인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크는 도어대시(DoorDash)나 고릴라스(Gorillas), 고퍼프(Gopuff) 등 배달 서비스에 대해 사업 매각을 타진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거래가 성립되지 않았고 바이크는 900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해 도산에 이르렀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조치로 맥도날드 등 해외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러시아 국외에 거점을 둔 관계 기업에도 영향이 퍼지는 현상이 부각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등 많은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하는 가운데 카메라 제조사인 라이카 역시 러시아에서 철수하겠다고 표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에 본사를 둔 라이카 카메라 AG가 러시아에서 사업을 중단하고 모스크바 라이카 스토어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는 것.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독일 동서 분열로 예나 지방이 소련에 점령되어 칼자이쯔 공장을 품게 되면서 러시아와 라이카와의 관계는 시작됐다. 우크라이나 정세를 계기로 75년 만에 러시아에서 라이카가 없어지게 되는 셈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군사 침공을 한 러시아에 대해 각국이 협조해 제재를 실시하면서 러시아도 이에 대항해 로켓 엔진 판매 정지나 특허 보호 철폐라는 보복 조치를 집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우주기관 ESA는 러시아 국유 우주 개발 기업인 로스코스모스와 협력을 계속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화성 탐사 미션인 엑소마스(ExoMars) 정지를 결정했다.

로스코스모스 도미트리 로고진 CEO는 로켓 엔진 판매 정지를 발표한 것 외에 국제우주정거장 협력 정지도 공언하고 있다.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2022년 3월 14일 3월말 미국인 우주 비행사가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으로 지구로 귀환할 계획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우주에선 러시아와의 협력 체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하지만 앞으로는 ISS의 탈러시아화가 요구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화성 탐사 미션 엑소마스를 로스코스모스와 공동 진행하던 ESA도 러시아 군사 침공에 의해 정책 전환을 강요당하고 있다. 엑소마스에서 사용되는 화성 탐사 로버는 2022년 발사 예정이었지만 ESA 평의회는 3월 16∼17일 파리에서 개최한 회의에선 만장일치로 2022년 엑소마스 로버 미션에서 로스코스모스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건 불가능하다.

ESA는 성명에서 유럽 가치관을 완전히 존중한 우주 개발 프로그램을 개발, 실시하는 걸 사명으로 한 정부간 조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에 의한 인적 피해와 비극적인 결말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는 말로 우주 개발에 영향이 나오는 건 인식하고 있지만 ESA 가맹국이 러시아에 부과하는 제재 조치와 연계한다고 한다.

요제프 아슈바허(Josef Aschbacher) ESA 사무총장은 3월 17일 회견에서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2022년 발사는 일어날 수 없다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한편 ESA 디렉터는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사람에게는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평의회에서도 고통의 결정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스코스모스는 양성자 로켓과 착륙기 개발 뿐 아니라 로버에 탑재하는 일부 기기와 방사성 동위 원소 가열 유닛도 개발하고 있다. ESA가 로스코스모스와 관계를 끊는 이상 엑소마스 미션을 계속하려면 이들을 비러시아제로 대체해야 한다. ESA 평의회는 화성 미션을 실현하기 위한 대안을 검토하기 위해 빠른 연구를 시작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또 한때 자금 문제로 엑소마스에서 철수한 나사와 재협력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로스코스모스와 관계가 회복되면 2024년 발사가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말하지만 아슈바허 사무총장은 2026년 이전에 로스코스모스와 협력한 발사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덧붙여 러시아가 2월 26일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로부터 엔지니어를 철수시킨 결정에 대해 EU가 구축하는 측위 시스템인 갈릴레오, 우주 망원경 유클리드 등 미션도 보류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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