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은 충전과 데이터 송수신용으로 자체 개발한 라이트닝(Lightning) 커넥터를 사용한다. 라이트닝 커넥터는 단면 8핀이지만 USB 타입A와는 달리 앞뒤에 관계없이 꽂을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케이블이 파손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라이트닝 케이블은 파손되기 쉬울까.
2012년 9월 독(Dock) 커넥터 후속 규격으로 발표한 라이트닝 커넥터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USB 2.0과 같은 480Mbps로 앞뒤에 신경 쓰지 않고 꽂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라이트닝 케이블 단자 뿌리 쪽이 파손되기 쉽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케이블 실드가 벗겨져 내부 구리선이 노출되어 버리기 때문에 그대로 계속 사용하면 케이블 자체 단선도 일어나기 쉽다. 이런 케이블이 손상되기 쉬운 문제는 라이트닝 케이블 뿐 아니라 이전 세대 표준인 독 케이블과 맥용 구 맥세이프 케이블에서도 확인됐다. 이 문제가 보고되기 시작한 건 대체로 2006년경부터다.
이렇게 케이블 커넥터 손상이 쉬운 건 애플이 기능보다 디자인을 우선했기 때문이다. 케이블은 빼고 꽂는 것인 만큼 커넥터 근원에는 부하가 걸리기 쉽다. 그 탓에 당초 독 케이블 커넥터에는 케이블 프로텍터가 장착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런 디자인을 싫어한 애플은 케이블 파손률이 올라간다는 걸 알면서도 커넥터를 심플한 디자인으로 바꿨다. 또 아이패드와 아이폰, 맥북에 사용하는 케이블은 모두 케이블 보호 장치가 없는 디자인으로 통합됐다.
스티브 잡스는 2007년 환경 문제에 대한 대처 성명을 발표했다. 애플 제품에 사용하는 소재에서 환경에 유해한 걸 배제해나가겠다고 밝힌 것. 이 환경 문제에 대한 노력이 라이트닝 케이블을 쉽게 손상시키는 또 다른 이유다.
배제된 소재 중 하나인 폴리염화비닐 배제가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PVC를 소각하면 다이옥식류가 발생하기 때문에 애플은 PVC를 유해 소재로 인정했지만 강성과 내구성이 높은 소재이기 때문에 PVC를 배제하면서 케이블 내구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애플이 케이블 실드 소재에 PVC가 아닌 고무를 사용한 결과 케이블은 부드러움을 향상시켜 처리는 좋아졌지만 부하가 걸리기 쉬운 커넥터 쪽 파손이 쉬워져 버렸다는 것.
애플 정품 케이블은 일반 케이블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된다. 케이블이 파손되기 쉽다는 건 애플 단말 비용 성능이 나쁘기 때문에 불만이 쇄도했다. 애플은 현재 최신형 아이폰 13과 프로 모델에서도 라이트닝 케이블을 채택하고 있어 케이블이 쉽게 파손되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홈팟과 아이맥 케이블은 직물 소재 차폐로 바뀌는 등 애플이 케이블 손상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 중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또 아이맥에선 주변기기 접속 케이블로 처음으로 직물 소재를 이용한 USB-C 라이트닝 변환 케이블을 동봉했다. 이 케이블은 아직 따로 판매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별도 판매도 기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