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과 인도에 서식하는 줄기러기(Anser indicus)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 부근 고도 8,500m 히말라야 상공을 비행한다. 산소가 부족한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는 조류 폐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줄기러기는 타조와 비둘기 등 모든 조류처럼 효율적인 폐를 갖고 있다. 조류 폐는 인간 폐와 달리 공기 흐름이 일방 통행으로 되어 있다. 조류가 공기를 흡입하면 공기는 기냥이라는 호흡기관 중 폐 뒤쪽에 있는 후기낭과 폐에 들어가 체내에 산소를 가져온 뒤 오래된 공기는 폐 전방에 있는 전기낭에서 배출된다.
이런 폐 구조는 조류 조상인 공룡에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에서 왜 공룡은 이런 폐를 갖고 있었는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4억 5,000만 년 전 식물이 처음 바다에서 육지에 오를 때 직면한 장애는 중력이었다. 중력에 거역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식물은 수천만 년 동안 바위 표면에 부착하는 이끼로 서식을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식물은 현재와 같은 잎이나 줄기를 획득하는데 필요한 물질인 리그닌을 합성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리그닌에 의해 딱딱한 뿌리와 지엽을 획득한 식물이었지만 동시에 리그닌을 분해할 수 있는 박테리아나 균류가 충분히 진화하지 않은 문제에 직면했다. 분해되지 않은 채 남아 있던 리그닌은 표면에 퇴적, 계속 많안 탄소가 석탄으로 고정화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계속 줄어 산소 농도는 30%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런 고농도 산소는 동식물 대형화를 가능하게 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리그닌을 분해할 수 있는 흰색 부패균이 등장한다. 흰색 부패균은 대기로부터 얻은 산소를 리그닌 탄화수소와 결합시켜 이산화탄소와 물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지구상 식물을 분해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지금으로부터 3억 년 전 30%를 넘은 산소 농도가 2억 5,000만 년 전에는 12%까지 감소했고 지구상 생물 95%가 사멸했다고 한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탄생한 동물이 공룡이었다. 효율적인 폐를 가진 공룡은 한정된 산소 중에서도 서식할 수 있도록 수천만 년에 걸쳐 산소 농도가 20%까지 상승했을 때 전신에 산소를 보급하는 폐 덕분에 아주 큰 몸집을 가질 수 있었다. 이 폐가 이후 조류에도 이어지면서 조류는 산소 농도가 옅은 곳에서도 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