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월석 분석해보니…지금까지보다 10억년 젊었다?

달은 가장 가까우면서도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게 많은 천체다. 달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지만 지금으로부터 45억 년 전 아직 지구는 말랑말랑하던 시절에 다른 원시 행성과 충돌해 날아간 행성 파편이 중력으로 결합해 달이 됐다는 거대 충돌 가설이 유력하다.

그런데 달은 이후 30억 년에 대한 확실한 게 알려져 있지 않다. 다른 천체와의 접촉은 있었는지 언제부터 지금 같은 모습이 된 것인지, 물 존재와 지하에 퍼져 있다는 거대한 구멍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달을 더 잘 알기 위해 달에서 암석 샘플을 검사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하지만 월석 확보는 구 소련이 1974년 달 표면에서 흙을 가져온 뒤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런 달 탐사에서 긴 공백을 메운 건 2020년 12월 샘플 회수에 성공한 중국 달 탐사선 창허5호다.

창어5호가 지구로 가져온 월석을 조사한 결과 형성 시기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10억 년 뒤였다는 걸 발견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 달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최근까지 액체 용암이 존재했던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왜 용암이 흐를 만큼 달이 뜨거웠는지에 대한 새로운 수수께끼를 낳았다.

창어5호가 가져온 월석은 모두 폭풍의 대양에서 가져온 현무암이다. 폭풍의 대양은 달 표측에서 보이는 어두운 부분 중 한 곳이다. 창어5호는 2020년 12월 1일 이 월석을 채취해 2주일 뒤 지구로 가져왔다.

광물학적 분석과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이전부터 폭풍의 대양 내 바위는 달 다른 표면보다 젊을 것으로 예상되어 왔다. 대략 12억 년에서 32억 년 전 굳어진 돌이라고 여겨져 왔지만 정확한 건 알 수 없었다.

따라서 이번에 새로 채취한 월석에 포함된 납 동위원소를 조사한 결과 19.63억 년 전 것으로 밝혀졌다. 오차 범위는 5,700만 년 전후다. 어쨌든 적어도 19.63억 년 전까지는 달 표면에 용암이 흘러나올 만큼 달 온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폭풍의 대양을 포함한 달의 바다라는 부분은 원래 큰 운석이 낙하해 충격으로 생긴 것이다. 다른 더 작은 분화구와 다른 건 충격이 너무 컸기 때문에 지각에 금이 들어가 내부 맨틀에서 녹은 암석이 솟아 나왔다는 것이다. 달 표면에 떠오른 용암은 굳어 매끄러운 바다 같은 지형이 되어 갔다. 색상이 다른 부분보다 검은 건 현무암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연구자는 조사 결과는 폭풍의 대양에서 발견된 현무암이 20억 년 전에 굳어진 것으로 지금까지 생각하던 것보다 10억 년 최근 것으로 밝혀졌다며 또 지금까지 본 어떤 현무암과 모두 유형이 다르다는 것도 판명됐다고 밝혔다. 아마도 달 맨틀 다른 부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달이 뜨거웠던 이유로는 달이 탄생한지 25억 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표면에 용암이 스며 나올 만큼 맨틀이 열을 계속 유지한 이유에 대해 해명이 문제다. 여기에는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당연하게 들리겠지만 달이 탄생한 처음부터 맨틀이 녹아 있었다는 설. 지구도 탄생할 때 불덩이 같은 용암 덩어리였기 때문이다. 또 달 물질이 방사성 붕괴해 열을 생산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아폴로11호가 1969년 지구에 가져온 샘플에서 방사성 붕괴가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창어5호가 가져온 샘플에서는 비슷한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 거듭되는 운석 낙하에 의한 충격에서 가열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 뿐 아니라 달은 지각 변동이 없기 때문에 지구 기조력이 달에 가해지면 조석 가열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번 조사에선 적어도 지금부터 19.63억 년 전까지는 달 맨틀이 펄펄 끓은 상태에서 지각 아래에서 질퍽질퍽하게 녹아 현무암 표면에 올라와 있던 모습이 밝혀졌다.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 아르테미스 계획도 달에서 샘플 회수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다양한 월석 연대 측정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월석 연대 측정에선 달 자체 역사를 푸는 건 물론 지구 이외 태양계 행성 연대를 측정하는 데에도 중요한 벤치마크가 될 수 있다. 달에서 시작해 태양계가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측정하는 건 시작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되어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