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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돔과 고모라 모델?” 운석 낙하로 폭발한 청동기 시대 도시

청동기 시대 중기에 해당하는 기원전 1650년경 번성했던 도시가 TNT 환산 12멕사톤 폭발에 의해 소멸했다는 게 요르단 계곡 유적을 발굴한 결과 밝혀졌다. 폭발 규모는 1945년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1,000배 가량이며 사상 최대 폭발이라는 퉁구스카 폭발 사건을 훨씬 능가하는 것으로 원인은 운석 낙하로 간주된다.

이번 발굴 조사는 미국 베리타스국제대학 고고학부와 트리니티사우스웨스트대학 고고학부, 요르단 고고학국 공동 연구팀이 수행한 것이다. 발굴된 유적은 사해 북쪽에서 요르단 계곡 남부 고지대에 위치한 텔 엘함맘(Tall el-Hammam)이라는 도시가 있었다는 지역에서 발굴된 것으로 연대는 기원전 1800년부터 1550년까지 청동기 시대 중기였다.

텔 엘함맘은 기원전 4700년경부터 존재하고 있었다고 되어 있으며 기원전 1650년 파괴될 때까지 3,000년간 번성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예루살렘 10배, 여리고 5배에 달하는 넓이를 갖고 있으며 3,600년 이전 레반트 남부에서 가장 큰 도시였다. 하지만 현재 텔 엘함맘이 있었다는 위치는 비교적 평탄하고 원반 모양 황야가 되어 있다.

파괴되기 전 텔 엘함맘에 있었다고 보여지는 궁전은 52×27m 면적에 적어도 4층으로 보이지만 현재는 거의 이런 모습은 남아 있지 않다. 궁전은 두께 7∼8m 성벽과 두께 4m 방어벽에 둘러싸여 있어 하층 도시에서 33m 이상 높은 곳에 세워져 있었지만 발굴 조사에선 계단부 위를 모두 잃었고 벽돌 조각이 궁전에서 북동쪽으로 날아가 있었다.

텔 엘함맘이 파괴된 뒤 3600년에 걸쳐 바람에 맞으며 퇴적한 부분이나 4층 궁전이 파괴되고 1층이 파편이 되고 뒤덮인 부분 등에선 당시 궁전에서 사용된 러그나 태피스트리 등이 불타고 생긴 틈새와 탄소층이 있다고 한다. 전쟁이나 지진에 의해 파괴된 조각 패턴에서 부분적으로 녹아 거품이 된 벽돌 조각이나 고온에서 녹은 건물 석고가 발견된다. 또 주변 지층 1.5m를 조사한 결과 수천 개 다른 도자기 파편과 진흙 벽돌 조각, 탄화 목ㄹ재, 탄 곡물, 뼈와 석회석, 자갈 등이 무작위로 섞여 있던 걸 발견했다. 그 중에서 뼈는 인간 관절과 골격이 극도로 조각난 상태를 보였다고 한다.

실제로 발굴된 도면을 보면 다른 한 면이 고열을 받고 용해해 구멍이 뚫려 있었다고 한다. 또 땅속 탄소를 분석하면 충격으로 석영(shocked quart)과 다이아모노이드(Diamondoid)라는 탄소 크리스털 분자가 발견됐다. 이 석영은 운석 낙하를 하면 나타나는 다이아모노이드가 텔 엘함맘이 일반적으로 있을 수 없는 고온에 노출된 걸 의미한다.

그 밖에 녹은 석고와 백금, 금, 은 외에 이리듐과 니켈, 지르콘이 발견됐는데 이에 따라 연구팀은 운석 낙하에 의한 폭발이 텔 엘함맘을 파괴한 것으로 추장하고 있다. 또 근처에 있던 요새 도시 여리고도 일부가 폭발로 날아간 것으로 보인다는 것.

텔 엘함맘을 날려 버린 폭발 에너지는 1945년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1,000배에 해당하며 낙하한 운석 직경은 50m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는 1908년 시베리아 숲을 덮친 퉁구스카 폭발 사건보다 더 큰 규모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구팀은 또 텔 엘함맘이 파괴됐을 때 지층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농도 염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텔 엘함맘이 있었다는 지역 주변에는 운석이 낙하할 때까지 15개 도시와 100개 이상 작은 마을이 있었다고 하지만 텔 엘함맘이 날아가며 300∼600년은 거의 무인 상태였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요르단과 이스라엘 사이에는 비옥한 농지가 많음에도 요르단 계곡 주변이 수세기 동안 버려진 건 고농도 염분에 의해 농작물이 전혀 자라지 않고 농업이 불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왜 넓은 지역에서 염분 농도가 급격하게 올라갔는지에 대해 연구팀은 높은 염분 표면 퇴적물이나 염호인 사해 호수가 운석 낙하 폭발로 주변에 흩뿌려졌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또 연구팀은 당시 가장 큰 대도시가 운석 낙하에 의해 멸망했고 지역 토양 염분 농도가 급격하게 높아졌다는 결론에서 구약 성경에 쓰인 소돔과 고모라 모델일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성경에는 소돔과 고모라라는 2개 도시가 적혀 있다. 소돔과 고모라 주민은 풍기가 문란해 하나님이 하늘에서 유황과 불을 불러 이들 도시를 멸망시켰다. 또 소돔에 살고 있던 하나님을 믿고 지키던 롯 가족만 소돔에서 탈출했지만 뒤돌아보면 안 된다는 하나님 지시를 무시하고 돌아본 롯의 아내가 소금 기둥이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텔 엘함맘이 소돔이라는 설은 이전부터 제기되고 있으며 연구팀 중 한 명도 이를 지지하던 인물이다. 이번 발굴 결과는 텔 엘함맘이 소돔이라는 설을 보강하는 형태다. 또 텔 엘함맘과 함께 일부가 날아간 여리고도 구약 속 여호수아에게 민중이 함성을 울리고 나팔을 불면 성벽이 무너지고 함락했다는 설명이 이 폭발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연구팀은 실제로 텔 엘함맘이 소돔과 고모라 모델이 됐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면서도 이번에 밝혀진 폭발이 구두로 이어온 게 구약 성경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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