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제공하는 운전 지원 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은 주변 교통 상황에 따라 속도와 차선 핸들 조작을 지원하는 기능이다. 이 오토파일럿 주행 중 테슬라 자동차가 차도에 머물고 있던 긴급 차량에 충돌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미국교통부 산하 국가도로교통안전국 NHTSA가 테슬라 자동차 76만 5,000대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시작했다.
현재 테슬라가 제공하는 오토파일럿 기능은 미국자동차기술자협회 SAE가 책정한 자율주행화 수준 레벨2로 어디까지나 부분적인 작업 자동화만 실현한 단계다. 따라서 운전 조작 주체는 운전자이며 오토파일럿을 선택해도 운전자가 핸들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일부는 운전자가 테슬라 자동차 센서를 속여 운전석을 떠날 수도 있으며 핸들에서 손을 놔도 곧바로 경고가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오토파일럿 기능 주행 중 테슬라 자동차가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테슬라 자동차 사용자 중에는 굳이 운전석을 무인 상태로 한 채 주행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SNS에 동영상을 게시하는 사람도 있다.
일련의 사고 중에서도 최근에는 테슬라 자동차가 정차 중인 긴급 차량에 충돌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으며 2018년 5월에는 오토파일럿 주행 중 테슬라 모델S가 주차된 경찰차에 충돌, 전손시키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9년 12월에도 고속도로에서 정차 중인 소방차에 모델S가 충돌해 승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사태에 따라 NHTSA는 2021년 8월 16일 76만 8,000대에 이르는 테슬라 자동차를 대상으로 오토파일럿과 교통량 감지형 크루즈 컨트롤 공식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크루즈 컨트롤은 오토파일럿 하위 기능이며 핸들 조작은 하지 않지만 선행 차량과의 거리를 감지해 적절한 주행 속도를 유지하는 기능이다. 이번 조사 대상은 2014∼2021년 생산된 테슬라 모델Y와 모델X, 모델S, 모델3이며 미국에서 판매된 테슬라 자동차 대부분을 커버하고 있다는 것.
NHTSA에 따르면 테슬라 자동차가 주차된 긴급 차량과 충돌한 사고는 2018년 1월 이후에만 11건으로 일련의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17명, 사망자는 1명이다. 사고 대부분은 일몰 이후 발생했으며 충돌한 테슬라 자동차는 모두 오토파일럿이나 크루즈 컨트롤 작동 중이었다고 한다.
보도에선 이번 조사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자동차 안전성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한편 오토파일럿에 대한 정식 조사가 이뤄진다는 발표에 따라 16일 테슬라 주가는 4.3% 하락했다고 한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모드에선 운전자와 승객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아직 완전한 게 아니다. 2018년 시점 테슬라 등 많은 자동운전 지원 시스템은 정지된 차량을 인식하는 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NHSTA는 문서에서 이번 조사는 오토파일럿이 작동하는 동안 운전자가 동적 운전 작업에 종사하는 걸 모니터링 지원 강화를 위한 기술과 방법을 평가한다며 또 확인된 사고와 유사한 사고 원인이 되는 상황 조사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선 NHSTA에 의한 테슬라 자동차 리콜이나 기타 집행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한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는 업체는 오토파일럿 등 운전 지원 기능이 작동하는 동안 운전자가 핸들을 잡고 조작에 개입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운전자는 핸들에 누름돌을 올려두는 등 손쉽게 센서를 빠져 나갈 수 있다.
한 전문가는 오토파일럿 주행 중 운전자가 핸들을 잡고 주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지를 감지하는 방법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핸들에 대한 압력 문제를 해결하는 건 간단하다며 이 문제는 2014년부터 계속되고 있고 오랫동안 논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