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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CG 속 피부는 얼마나 현실적이 됐을까

최근에는 컴퓨터 그래픽이 진보하면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등 영상 이미지 콘텐츠 제작과 게임 VR 등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 등에 이용되는 방법이 정착하고 있다. 이런 현대 CG 기술도 현실감을 내기 어려운 게 인간 피부다. 왜 그럴까.

2001년 공개된 영화 파이널 판타지와 2019년 개봉한 알리타 배틀 엔젤의 주인공 모습을 보면 두 영화는 20년 차이가 있다. 파이널 판타지는 CG로 그린 현실적인 인간이 등장하는 영화 중 가장 오래된 작품 가운데 하나. 현실적이라고 해도 2021년 기준으로 보면 파이널 판타지 속 캐릭터는 움직임이나 질감 탓에 좋게 말하면 게임 캐릭터처럼, 솔직하게 보자면 생명을 갖고 있지 않은 듯하게 보인다.

반면 알리타 캐릭터는 실제와 동떨어진 크기 눈과 기계 몸을 갖고 있지만 피부만 보면 살아있는 인간에 가까워지고 있다. 어떻게 피부 묘사를 현실에 가깝게 끌어올렸을까. 뉴질랜드 VFX 기업인 웨타디지털(Weta Digital) 닉 엡스타인은 이 영화 시각 효과 주문 관리자와 영화 아바타 기술 감독으로 활동한 인물. 알리타 속 피부가 주는 현실감은 2001년 개봉한 미이라2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미이라2에 비하면 알리타 속 인물은 훨씬 현실에 가까운 CG다.

주인공 알리타를 맡은 로사 살라자르 연기를 캡처하기 위해 그녀의 전신 디지털 버전을 만들어 현실적 요소와 기압계를 추후 적용하기로 했다. 나중에 적용한 현실적 요소는 알베도(Albedo), 디스플레이스먼트(Displacement), 서브서피스(Subsurface), 다이내믹 체인지(Dynamic Changes) 4종이다.

알베도는 캐릭터를 그릴 때 기본 컬러 맵을 말한다. 빛 같은 모든 요소를 선택하고 색상만 생각하면 인간 얼굴이라고 보여지게 볼은 조금 붉게, 이마는 조금 하얗게 한다. 현실 속 로사 살라자르에서 피부 컬러 맵을 만들고 알리타 기분이나 컨디션에 따라 색상에 손을 더하는 조정을 실시했다. 예를 들어 알리타가 화를 내는 장면에선 뺨에 색상을 더 붉히게 하고 머리에 피가 오른 모습을 재현하는 식이다.

디스플레이스먼트는 모공 수준 그리기를 포함하는 것으로 피부에 기름기 등 사실감을 부여하는 기법이다. 알리타 피부를 확대해보면 수많은 주름이 새겨져 있다. 카메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 기분 안 좋은 것도 있지만 이마가 강하게 빛나고 코도 조금 빛나며 뺨은 별로 빛나지 않는다. 얼굴 각 부위에는 빛나는 부위가 존재하는데 이런 라인을 따라 실제로 효과를 적용한 것이다.

서브서피스는 3D 렌더링 소프트웨어 키샷(KeyShot)을 만든 전문가가 설명한 걸 보면 물체 표면을 빛이 투과할 때 반사 각도에 대해 이 반사각을 빠르게 시뮬레이션하면 모든 CG가 사실적으로 보이는 걸 입증해 영상 업계 약진에 크게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레이저 빛을 조사하면 숟가락은 빛을 모두 반사하지만 인간 피부는 빛 일부를 투과한다. 이 개념을 CG에 적용하기 위한 기초 연구를 한 결과다. 예를 들어 풀 CG 애니메이션인 슈렉은 빛을 모두 반사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현실감 없는 외형이 된다.

피부에서도 표면 산란이 발생하지만 극히 초기 알고리즘은 피부 표면과 내부에서 같은 표면화 산란이 발생하게 설계되어 있었다. 따라서 인간 피부를 지방, 표피, 진피 3개층으로 되어 있다는 걸 적용하게 된다. 또 피부 색 농도에 따라 다른 표면화 산란이 발생하는 알고리즘을 만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이내믹 체인지는 표정 움직임에 관한 것으로 하버드 문장이라는 음성으로 균형 잡힌 문장을 음독하는 로사 살라자르 얼굴을 스캔해 대화할 때 표정에서 미세한 변화 패턴을 수록했다. 2001년 영화 파이널 판타지에선 캐릭터 눈 움직임에 주목했지만 2019년 알리타에선 피부 질감이나 빛 표현이 화제를 모았다. 이런 기술 진보에 대한 남은 의문은 어디까지 현실적이 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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