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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연구에 부정·오류 많다” 증명 전까지는…

최근에는 과학 연구에서 부정 행위가 문제시되고 있지만 발표된 연구 부정을 간파하는 건 어렵고 시간이 걸린다. 이런 상황 속에서 확실한 증거나 증명이 나올 때까지 연구가 잘못된 것이라는 가정에 근거해야 한다고 의학 전문지 BMI 에디터를 역임한 리처드 스미스가 주장하고 있다.

건강이나 의료 관련 연구는 신뢰에 기초하며 임상 시험 결과에 대해 학술지 편집자는 임상 시험이 실제로 실행되고 결과가 정직하게 보고되고 있다는 전제에 따라 평가를 실시한다. 그런데 사실은 많은 연구 부정이나 오류가 존재하고 있으며 의료 분야 지식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런던대학 이안 로버츠 교수는 동료로부터 만니톨(mannitol)이라는 약 투여가 머리 부상으로 인한 사망을 반감시킨다는 걸 보여주는 연구에 대한 체계적 검토가 실제로 이뤄지지 않은 시험을 기반으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 실제로 그가 연구에 대해 조사한 결과 체계적 리뷰에 사용된 시험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고 논문에 기재된 복수 공동 저자도 시험에 기여하지 않은 걸 판명했다.

그는 이후 임상 시험을 평가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조직인 코크런연합(Cochrane Collaboration)에 참여해 여러 체계적 검토 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체계적인 리뷰 특히 여러 소규모 임상 시험에 근거한 체계적 리뷰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깊어졌다고 한다. 그는 체계적 검토를 쓰레기 속을 수색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단일 시설에서 열린 소규모 임상 시험 결과는 체계적인 검토에 포함하지 않고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존 칼라일은 2017년 2월에서 2020년 3월까지 기간 중 의학잡지(Anaesthesia)에 제출한 임상 시험 결과 526건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선 전체 중 73건인 14%에 잘못된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으며 43건, 8%가 치명적 결함이 있거나 신뢰할 수 없는 좀비 실험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스탠포드대학 존 이오니디스(John PA Ioannidis) 교수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선 쓸모없는 좀비 시험을 발표하는 국가에 편향이 보이는 것도 지적되고 있다. 그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해당 학술지에 제출된 임상 시험을 조사한 결과 이집트에서 제출된 7건 중 100%, 이란은 4건 중 3건인 75%, 인도 54%, 중국 46%, 터키 40%, 한국 25%, 일본 18%에 오류가 포함되어 있으며 대부분이 쓸모없는 좀비 시험이었다는 것이다. 이 비율은 이 학술지 외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연간 수만 건에 달하는 좀비 시험이 실시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미스는 체계적 검토를 할 사람이 무조건 임상 시험 결과를 신뢰하는 걸 멈추고 뒷받침할 증거가 나올 때까지 연구가 부정이라고 가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앤드류 그레이 오클랜드대학 의과대 교수는 사기 임상 시험을 검출하기 위한 체크리스트를 공개하고 체계적 검토를 하기 전에 연구 신뢰도를 확인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한 전문가는 연구 부정은 논문 저자가 아닌 시스템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논문 출판 시스템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심사가 부정을 감지하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거나 부정 검출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출판사에 오류를 검출하는 인센티브가 적고 필요한 자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런 이유로 잘못된 연구에 근거한 치료를 받는 환자를 빼고 논문 관계자 모두가 이익을 얻고 있다는 주장이다.

스미스는 이미 연구 부정 문제는 과학의자가 치유 능력을 넘어 버리고 있어 시스템에 의한 적절한 대처 방법도 발견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연구가 정직하게 이뤄졌다는 지금까지 가정에서 뒷받침이 없는 연구는 잘못된 것이라는 가정으로 전환할 때일지 모른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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