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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반도체 개발 경쟁 열쇠 쥔 네덜란드 정밀 기계?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워싱턴 의원 상당수는 컴퓨터 칩과 기반 기술을 둘러싸고 중국 동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네덜란드 제조 기업인 ASML이 생산하는 거대한 기계가 정치인에게 중요한 판단 재료가 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ASML이 생산하고 있는 건 EUV 등 다양한 종류 빛을 사용해 초소형 회로를 칩에 형성한 포토 리소그래피를 위한 장치다. ASML 포토 리소그래피 장치는 미국과 독일, 일본 등 협력 하에 수십 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개발되어 2017년에야 상용 모델이 완성되고 삼성전자와 TSMC, 인텔이나 IBM 대량 생산 라인이 도입됐다. 이 장비는 대당 1억 5,000만 달러에서 고객 아래에 출하하는 40개 운송 컨테이너와 트럭 20대, 보잉747 3대가 필요하다는 것.

트럼프 정권은 2019년에 ASML 포토 리소그래피 장비를 중국에서 출시하지 않도록 네덜란드 정부에 제의하는데 성공했다. 바이든 정권도 이 자세를 바꾸는 기색은 없다. 미 의회에선 해외 칩 제조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500억 달러 이상 예산을 계상해야 하는지 여부가 논의되고 있다. 연방정부 특히 국방부는 중국 본토에 지리적으로 가까운 대만 TSMC에 미국 반도체 산업이 의존하는 걸 우려하고 있다.

조지타운대학 CSET(Centre for Security and Emerging Technology)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윌 헌트는 첨단 칩을 제조하기 위해선 포토리소그래피 장치가 필요하며 이 장치는 ASML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중국이 같은 장치를 자기 부담으로 만들려면 적어도 앞으로 10년은 걸린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입장에서 보면 이는 분한 일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과 반도체산업협회가 2021년 실시한 조사에선 자급자족으로 칩 공급망을 구축하려면 최소 1조 달러가 필요하며 이에 따라 칩과 이를 이용한 제품 가격도 상승한다. 중국이 ASML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장비를 개발하게 되면 상당히 어려운 싸움을 면치 못해 버리게 된다.

2021년 3월 미국 AI국가안보위원회는 바이든 정권과 의회, 포토 리소그래피 장치 외에 ASML 제품도 중국에 수출을 규제할 걸 제안하는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한편 정책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미 ASML 장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판매하는 걸 금지하고도 전략적인 이점이 별로 없고 단지 ASML 이익을 해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ASML 자신도 정책 전문가와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