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7일 발생한 운전석에 사람이 타고 있지 않은 모델S가 충돌해 불이 나서 조수석과 뒷좌석에 있던 2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금까지 회수된 로그 정보에 따르면 오토파일럿(Autopilot)은 사용되지 않았고 이 차량은 FSD 옵션을 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에 오토파일럿을 사용한 게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가 오토파일럿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 근거에 대해 도로에 차선이 없으면 이를 선택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에 관해 트위터 사용자가 차선이 없는 도로에서 오토파일럿을 사용하는 장면 동영상을 게시했다.
다만 10초 이상 손잡이를 잡고 있지 않으면 자동으로 취소되어야 할 오토파일럿이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계속 사용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에 대해선 아직 확인과 검증이 되지 않았다.
이 상황에 대해 미국 비영리소비자단체인 컨슈머유니온(Consumer Unions)이 발행하는 잡지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가 준비한 모델Y를 이용해 검증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도 오토파일럿을 선택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컨슈머리포트가 말한 단계는 이렇다. 먼저 운전석 시트 벨트를 공석인 채로 버클에 부착한 상태로 하고 그 위에 운전자가 앉아 있다. 이는 안전 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오토파일럿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대로 오토파일럿을 선택하고 곧바로 속도 설정을 제로로 해 자동차를 정지시킨다. 이어 핸들 웨이트 체인을 감고 운전자가 핸들을 잡은 상태를 가장 빠르게 운전자가 조수석으로 이동한다. 이제 운전석이 공석인 상태에서도 오토파일럿이 켜진 상태를 만들어낼 수 있다. 나머지는 조수석에서 핸들에 손을 뻗어 속도 설정을 바꾸면 테슬라는 설정한 속도로 주행을 시작한다.
모델Y는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 것도 핸들에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것도 시트에 체중이 걸리지 않은 것도 신경 쓰지 않고 반 마일 코스를 여러 번 오갔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 안전장치를 이렇게 쉽게 깰 수 있는 건 부족한 대용품이라는 걸 증명해 버린 것으로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을 섣불리 흉내 내려고 하면 안 된다. 컨슈머리포트는 자체 테스트 과정에 따라 완전히 주변이 안전한 환경에서 더 속도를 48km/h 이하에 맞추고 테스트를 실시한 것이다. 하지만 만일 일반인이 도로에서 이런 행위를 하면 이는 테스트가 아니라 사고를 내고도 사람이 죽거나 죽지 않는지 확인하는 테스트가 될 수 있다. 컨슈머리포트는 어떤 상황이든 이는 운전자와 동승자를 긴박한 위험으로 만들 수 있으니 절대 흉내 내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물론 잊지 말아야 할 건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FSD(Full Self-Driving) 옵션은 모두 자율주행 장치(Autopilot)가 아니라 완전 자율 주행(Full Self-Driving)도 아니라는 것이다. 세상에는 아직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 컨슈머리포트는 테슬라는 적어도 핸들에 무게가 걸려 있는지 확인 뿐 아니라 운전석 무게 센서, 운전자가 정말 여기에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게 센서는 안전 벨트 경고와 에어백 등에도 사용되고 있으며 크루즈 컨트롤과 오토파일럿 연동에 이를 통합하는 건 간단하다는 것이다.
또 테슬라 일부 차량이 운전자를 상시 감시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 규제는 운전석에 운전자가 착석해야 오토파일럿을 선택하는 걸 거의 불가능ㄹ하도록 하고 더 강력한 안전 검사 기구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유럽규제당국이 2023년 이후 운전자가 정상적인 상태인지를 항상 확인하는 고급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을 법제화하고 있는 걸 근거로 미국 규제 당국에도 같은 규정을 채택하도록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