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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리처드 스톨만·반발하는 자유소프트웨어 업계

지난 3월 22일(현지시간) 자유소프트웨어재단 FSF(Free Software Foundation)가 2019년 FSF 회장과 이사회를 떠난 리처드 스톨먼(Richard Stallman)을 복귀시켰다.

스톨만은 이맥스(Emacs)와 GCC, GPL(GNU Public License) 개발 등 자유소프트웨어에 상당한 기여를 해왔지만 사상 면에서 한쪽에 치우쳐져 있다며 때론 논쟁을 야기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2019년 FSF 이탈 당시에도 미투 운동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적 발언이나 행동이 크게 비판받는 가운데 MIT CSAIL 설립자인 마빈 민스키가 자금 제공자이자 성범죄자 제프리 앱스타인 알선으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보도에 대해 민스키를 옹호하는 의견을 표명한 게 발단이 됐다.

스톨만은 FSF 온라인 이벤트에서 FSF 복귀를 직접 발표했다. 지금까지 FSF는 공식적으로 스톨만의 복귀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사회 멤버 소개 페이지에는 이미 스톨만의 이름이 게재되어 있다.

이에 대해 불신감을 드러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선두 기업인 레드햇은 스톨만의 FSF 복귀를 알고 아연실색했다며 즉시 FSF 관련한 일체의 자금 제공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FSF는 이날 이사회 멤버 선출 과정 투명화와 FSF 직원 선출에 의한 대표를 이사회에 추가하는 등 개선책을 제시했지만 스톨만의 복귀는 변함없어 의미 있는 약속으로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레드햇과 마찬가지로 주요 리눅스 배포판인 수세(SUSE) CEO도 FSF의 결정에 실망했다면서 모든 여성 멸시와 편견에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또 오픈소스 오피스 제품군인 리브레오피스(LibreOffice)를 선보인 도큐먼트재단(Document Foundation)은 FSF 자문 위원회 참여와 FSF 관련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데비안(Debian) 역시 최근 이사회에서 스톨만의 이름을 빼라는 서한 서명을 투표로 결정하려 하고 있다.

무료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도 스톨만의 복귀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고급 GCC 개발자인 네이선 시드웰의 경우 스톨만의 존재를 가장 의식하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번 소동에 대해 스톨만을 GCC 운영위원회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스톨만의 마지막 기여는 2003년 발발한 SCO와 리눅스 소스코드 복사 논쟁 시절이라며 이미 스톨만은 GCC 개발 멤버가 아니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FSF 내부 멤버도 스톨만의 복귀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 중 캣 월시는 사임을 표명했고 FSF 전무이사를 맡았던 존 설리반 역시 사임했다.

스톨만은 사건의 발단이 된 스트리밍을 통해 복귀를 표명하며 자신의 복귀를 기뻐하지 않거나 실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어쨌든 이제 정해진 것이며 자신은 다시 떠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